中 "일대일로에 지지를" vs 日 '통화스와프'로 영향력 과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며 상대국을 견제해 온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 경제협력 분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양국은 전날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를 무대로 자국의 입장을 강조하며 주도권 다툼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샤오제(肖捷)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총회 연설에서 자국 주도의 새로운 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다"며 오는 14일 열릴 관련 포럼에 결집할 것을 촉구했다.
'일대일로 포럼'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중국이 만든 국제 행사로 내달 15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포럼의 공동성명 초안에는 무역·투자 자유화를 촉진해야 하지만 보호 무역주의에는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미국 제일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을 견제하는 것이며, 중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초안에 반영됐다고 NHK는 분석했다.
이에 맞서 일본은 직접적인 금융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통화 위기 발생시 4조엔(약 40조2천800억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통화 스와프를 제안했다.
아세안 각국에서 엔의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중국이 아시아 각국의 통화와 중국의 위안화 간에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6일에는 ADB가 신설할 고도기술지원기금에 2년간 45억엔(약 453억원)을 출연할 방침을 밝혔다. 아시아에서 일본이 추진하는 질 높은 인프라 정비를 지원하는 한편 중국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은 2015년 이후 2년 만에 열린 양국 '재무 대화'에 참석했지만, 경제·금융 분야에서 협력 방침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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