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협하는 미세먼지…실내도 안전지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이도연 기자 =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소가 돼버렸다. 미세먼지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당장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장시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에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실내에 있는 것만으로 미세먼지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에서는 창문을 열어서 하는 환기는 최대한 피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공기청정기를 구입하거나 렌탈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일회용 마스크의 가격도 3천∼4천원 하기 때문에 서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장시간 야외활동 자제해야…외출 후에는 손 씻기
7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미세먼지 건강수칙 가운데 실외활동과 관련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가벼운 외부활동은 큰 지장을 주지 않지만 어린이와 노인 등은 가급적 외출을 피해야 한다.
눈이 아픈 증상이 있거나 기침이나 목의 통증으로 불편한 사람도 실외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많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알레르기성 비염부터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폐포 손상도 유발할 수 있고 폐암의 원인이기도 하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출 후에는 곧바로 손과 얼굴, 귀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손 씻기 방법은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르기,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지르기,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르기,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면서 문지르기, 손바닥을 마주 대고 손깍지를 끼고 문지르기,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 깨끗이 하기 등 6단계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6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후 호흡곤란, 가래, 기침,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악화할 경우에는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환경부는 외부활동을 하려면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함께 고려해 판단하라고 권했다.
미세먼지 예보는 '좋음-보통-나쁨-매우나쁨' 등급으로 나뉜다.
'나쁨' 등급은 일반미세먼지인 PM10의 경우 81~150㎍/㎥, 초미세먼지인 PM2.5의 경우 51~100㎍/㎥에 해당한다.
◇ 마스크 인증마크 확인해야…세탁하면 효과↓
외부활동 때 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다.
추울 때 쓰는 방한용 등과 달리 특수 필터가 내장돼 있어 미세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이를 확인하려면 마스크 포장지에 의약외품이라는 표기와 식약처의 인증마크가 있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에는 입자차단 성능에 따라 'KF'(Korea Filter) 표기가 있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고,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각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지만, 그만큼 더 숨쉬기가 불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수준과 개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호흡기나 심혈관질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하면 공기순환이 잘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사전에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마스크 착용 후 호흡곤란, 두통 등 불편감이 느껴지면 바로 벗어야 한다.
마스크를 사용법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착용할 때에는 얼굴에 밀착되게 쓰고, 사용한 제품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1~2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탁해서 재사용하지도 말아야 한다.
마스크가 물에 젖으면 정전기력이 떨어져 기능이 저하된다. 특히 세탁하면 내장된 미세먼지 차단 필터가 손상돼 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다.
◇ 창문은 최소한으로 열고 요리할 때는 기계로 환기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은 날 실내에 있다면 창문을 열어 하는 환기는 최대한 삼가야 한다.
창문은 닫고 자연 환기 횟수는 줄여 미세먼지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아예 환기하지 않는 것도 좋지 않다. 장시간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고 산소가 부족해져 공기가 탁해지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필터가 붙어있는 팬 등을 이용한 기계식 환기의 경우에는 수시로 환기가 되도록 해놔도 상관없지만,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자연식 환기의 경우에는 앞뒤 창문을 모두 열고 3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만 환기하는 것이 좋다.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물걸레로 닦아줘야 한다.
특히 육류나 생선을 굽는 등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요리를 할 때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실외 농도보다 높을 수 있으므로 주방의 레인지 후드 등을 사용해 기계식 환기를 해줘야 한다.
기름을 사용하는 구운 요리나 튀김 요리는 삶는 요리보다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생선을 구울 때에는 실내 미세먼지가 200㎍/㎥ 이상으로 높아진다.
조리 중은 물론이고 조리를 끝낸 이후에도 최소 30분 동안은 기계식 환기를 해야 실내 공기 중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흡연과 모기향 사용도 실내 미세먼지를 높일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구윤서 안양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실내의 경우도 미세먼지 배출 원인이 있으면 실외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며 "고농도 미세먼지가 반나절 넘게 지속하는 경우 실내에서 미세먼지 발생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공기청정기 사용하고 물 많이 마셔야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공기청정기가 효과적이다.
작은 먼지가 잘 걸러질 수 있도록 고성능 헤파필터(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가 장착된 공기청정기가 좋다. 주기적으로 공기청정기 필터를 교체하는 등 계속 관리해줘야 한다.
이승묵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공기청정기를 살 때는 용량을 잘 보고 사야 한다"며 "용량에 따라 방마다 설치해야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공기청정기는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렌털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창문을 닫고 있어도 문틈으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실외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실내 청소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진공 청소기 등을 이용한 청소는 가라앉아있는 먼지를 공기 중으로 다시 흩어지게 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대신 분무기로 공기 중에 물을 뿌려준 후 청소기 대신 걸레로 바닥을 닦아주는 등 물걸레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습기를 틀고 물을 많이 마셔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해야 한다. 실내가 건조할 경우 수분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지켜주는 음식에는 다시마나 미역 등 해조류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음식을 자주 먹으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몸속의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 누리꾼들 정부에 강력한 대책 촉구
누리꾼들은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핵 위험도 모자라 미세먼지 위험에 직면해 앞으로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많이 늘어날 것같다"면서 "제발 강력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다른 누리꾼은 "돈없는 사람은 숨도 못 쉬게 됐다"고 했고, 또다른 누리꾼은 "공기도 돈으로 사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하는데 따른 비용 부담을 지적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이런 참사가 없고, 숨쉬는 것이 고통"이라면서 "중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48)씨는 "1개에 4천원이나 하는 마스크를 사용한다면 한 달 비용이 가족 1인당 12만원인데 감당이 안된다"면서 "미세먼지가 몸에 나쁜 줄 알지만 일회용 마스크를 사서 쓰는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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