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상주 산불 "큰 불길 잡고 한숨 돌려"…삼척은 "사투 중"

입력 2017-05-07 15:20   수정 2017-05-07 15:22

강릉·상주 산불 "큰 불길 잡고 한숨 돌려"…삼척은 "사투 중"

강릉 진화헬기 4대 삼척으로 재배치…"잔불 되살아나 안심 못 해"

(강릉·삼척·상주=연합뉴스) 유형재 이재현 이덕기 기자 = 황금연휴 막바지인 지난 6일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상주 등 3곳에서 발생한 산불 중 2곳이 큰 불길을 잡고 잔불 정리 중이다.


그러나 삼척 산불은 워낙 산세가 험한 데다 강풍이 다시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3곳의 산불은 바싹 메마른 대지와 초속 15∼20m의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졌다.

화마는 순식간에 민가와 산림을 초토화했고, 상주 산불은 불길을 피하려던 등산객의 목숨도 앗아갔다.

◇ 강릉·삼척 산불…"큰 불길 잡고 잔불 정리 중"

지난 6일 오후 3시 32분께 성산면 어흘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불이 19여 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0시 36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불은 강한 서풍을 타고 번져 성산면 관음리와 위촌리 등 민가 30여 채를 집어삼켜 31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화마가 한때 강릉교도소 담장까지 번지면서 재소자 분산 이감이 검토되는가 하면, 성산면 주민 2천5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바람과 함께 불길이 잦아들면서 재소자 이감 계획은 취소됐고,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도 대부분 집에 머물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큰 불길을 잡기까지 19시간이 소요된 강릉 산불은 축구장 면적 70여 배에 달하는 산림 면적 50㏊(잠정)가 초토화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바람이 다소 강해지면서 잔불이 되살아나거나,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또 바람의 방향도 수시로 변하면서 지상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진화헬기와 2천200여 명의 지상 진화인력과 소방 장비를 대거 투입해 잔불 정리와 재발화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10시 38분 경북 상주시 사벌면 덕가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도 20여 시간 만에 꺼졌다.

그러나 사벌면 매호리와 퇴강리, 함창읍 상갈리, 중갈리, 하갈리 등 123가구 215명이 마을 회관으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주민들은 불길이 혹시나 집으로 옮겨붙을까 밤새 노심초사했다.

이 불로 축구장 면적의 18배에 다하는 13㏊가량의 산림이 소실됐다.

또 60대 여성 등산객이 불길을 피하다 실족해 숨지고 일행 2명은 다쳤다.


◇ 좀처럼 잡히지 않는 삼척 산불…"오후 들어 바람 다시 강해져"

큰 불길을 잡고 한숨 돌린 강릉과 상주 산불과 달리 삼척 산불은 여전히 더딘 진화를 보인다.

지난 6일 오전 11시 42분 삼척시 도계읍 점리 인근 야산에서 난 산불은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26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삼척 산불 진화율은 산림청은 30%, 강원도는 50%로 파악하고 있다.

20∼30%에 그쳤던 이날 오전 산불 진화 상황과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태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진화헬기 23대와 지상 인력 2천30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중이다.

그러나 산불 확산지역이 고산지대인 데다 오후 들어 다시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강릉 산불 진화에 투입됐던 진화헬기 4대를 삼척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 공중 진화를 한층 강화했다.

삼척 도계읍 늑구 1리 22가구 30여 명의 주민은 불길을 피해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한 상태다.


산림 당국은 "삼척 산불은 산세가 험하고 지상 인력 투입이 어려운 데다 담수지가 다소 멀어 진화가 더딘 상황"이라며 "공중에서 불을 뿌리더라도 산불이 난 지표면에 직접 닿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큰 불길을 잡은 강릉과 상주 산불도 언제든 강풍이 불면 재발화할 수 있는 만큼 지상 진화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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