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화 헬기도 휘청거릴 정도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삼척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산림·소방당국은 7일 진압을 목표로 강원 삼척 산불 진화에 온 힘을 쏟았지만, 진화율은 50% 안팎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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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7일 진압 목표를 수정하고, 야간 대책에 들어갔다.
삼척 산불은 지난 6일 오전 11시 40분께 강원 삼척시 도계읍 점리에서 발생했다. 결국, 헬기를 비롯해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한 이틀간 작전에도 산불을 진압하지 못한 셈이다.
진화를 더디게 하는 최대 복병은 강풍이다.
도계읍은 이름처럼 계곡에 형성된 지역이다.
과거에는 기차도 지그재그(스위치백철로)로 운행했을 정도로 깊은 협곡 사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계곡에서 강한 바람이 분다.
방향도 수시로 변화는 협곡풍이다.
당국은 7일 오전 바람이 잦아지면서 진화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밤사이 건의령을 넘을 것 같았던 불길도 다행히 북동진을 멈춘 상태였다.
그러나 오후 들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바람이 동남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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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쪽 늑구리는 민가가 밀집한 지역이다.
당국은 늑구1리 22가구 주민 30여 명을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시키고, 진화 능력을 늑구리 일대에 집중해 민가 피해를 일단 막아냈다.
야속하게도 산불이 확산할수록 바람 세기도 거세졌다.
산불로 말미암은 상승기류가 빚은 현상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7일 기상청 자료에는 도계지역 순간 최대 풍속을 초속 8m로 기록됐지만, 진화 현장에서 느낀 체감 풍속은 초속 14m가 넘었다"라고 말했다.
초속 14m는 바람을 거슬러 걷기 힘들 정도의 센바람이다.
이어 "특히 산불이 거센 지역일수록 바람의 세기도 강해, 지상에서 맨눈으로 봐도 진화 현장에 접근하는 헬기가 휘청거릴 정도였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삼척 산불은 도계농공단지 뒷산까지 접근한 상황이다.
당국은 8일에는 가능한 오전 중에 산불 기세를 반드시 꺾겠다는 전략이다.
오후에는 복병 강풍이 또다시 협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척 산불 사흘째 진화는 8일 오전 5시 15분 진화 헬기 15대, 진화차량 18대, 인력 2천60명 투입으로 시작된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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