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톱10'에 외국인 공격수 7명…김신욱·양동현 분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초반 힘을 썼던 '토종 골잡이'들이 주춤하자 외국인 공격수들의 발끝이 매서워지고 있다.
9일 끝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0라운드까지 득점랭킹 10위 가운데 7명은 외국인 공격수다.
토종 골잡이는 랭킹 4~5위에 이름을 올린 김신욱(전북), 양동현(포항·이상 5골)과 8위에 랭크된 상주 상무의 김호남(4골)까지 3명에 불과하다.
K리그 클래식에서 2015년과 2016년은 토종 골잡이의 전성시대로 불렸다.
2015년 K리그 클래식에서 김신욱(당시 울산)은 38경기에서 18골을 몰아쳐 FC서울에서 뛰었던 '브라질 특급' 아드리아노를 따돌리고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김신욱은 2011년부터 4시즌 동안 이어진 외국인 공격수가 독식했던 '득점왕 자리'에 오르면서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토종 공격수 상승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주인공은 백전노장 골잡이 정조국이었다.
지난해 광주FC에서 활약한 정조국은 정규리그 31경기에서 20골을 몰아치며 아드리아노(17골)을 3골차로 크게 물리치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토종 공격수의 활약은 올해 K리그 클래식 초반에도 눈부셨다.
간판 주자는 포항의 양동현이었다. 31살의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은 정규리그 6라운드까지 5골을 몰아치면서 득점 선두자리를 꿰찼다.
양동현은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축구대표팀 승선 '1순위'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돌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포항의 득점 패턴에 익숙해진 상대 팀들이 주요 공격루트인 측면 봉쇄에 나섰고, 양동현은 볼을 잡을 기회가 줄면서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다.
양동현이 주춤하는 사이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이 힘을 내는 게 다행이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김신욱은 이후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가 5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3경기 연속골을 꽂았고, 10라운드에서 한 골을 더 보내 5골을 기록 중이다.
토종 골잡이들의 초반 돌풍이 잠잠해지자 외국인 골잡이들의 득점포가 뜨거워지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의 자일(브라질)은 7일 광주FC와 정규리그 10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1호(클래식 통산 16호)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되면서 7골로 단숨에 득점 랭킹 선두로 뛰어올랐다.
FC서울의 '간판 골잡이' 데얀(몬테네그로·7골)과 동률을 이뤘지만 경기 출전수가 적어 1위 자리를 꿰찼다.
2011~2012년까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며 55경기 동안 20골을 몰아쳤던 자일은 지난해부터 전남 유니폼을 입고 29경기 동안 17골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자일은 2012년 5월에도 강원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뽑아낸 적이 있다. 전날 광주를 상대로 자신의 K리그 통산 두 번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늘 꾸준한' 데얀이 득점 2위를 지키는 가운데 제주의 마르셀로와 포항의 룰리냐가 나란히 5골로 랭킹 3,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리그 2년 차인 룰리냐는 슬럼프에 빠진 양동현의 공백을 메우면서 포항의 상승세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K리그에 도전했지만 2골 1도움에 그쳤던 룰리냐는 자칫 팀을 떠날 뻔했지만 이번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최순호 감독의 신임 속에 골사냥을 이어가면서 브라질 U-17 대표팀 출신의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이밖에 대구FC의 듀오 에반드로와 레오, 강원FC의 디에고도 나란히 4골을 작성, 경기 출전시간 차이로 각각 득점 7위, 9위, 10위에 올랐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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