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중공업[009540]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와 손잡고 선박 관련 첨단 기술인 스마트십(Smart Ship) 사업을 확대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사우디 현지에서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스마트십 부문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MOU 체결식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부문장)와 안광헌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알리 알하르비 바흐리 최고경영(CEO) 등이 참석했다.
스마트십 기술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박의 효율적인 운항을 돕는 시스템이다.
연비나 배출가스 등을 고려해 선박의 최적 운항 상태를 유지하며 각종 기자재에 대한 이상 여부를 진단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인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 시스템을 선보였으며, 해당 기술은 현재까지 300여척의 선박에 탑재됐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기술로 꼽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2019년부터 선박운항 관리체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스마트십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과 바흐리는 스마트십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바흐리 보유 선박에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바흐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7척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 개발은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주축이 돼 진행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바흐리와 함께 엔진, 발전기 등 선박의 기관 상태를 원격 감독·제어할 뿐만 아니라 정비 시점까지 선제적으로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건립과 이번 MOU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가 주도했다.
정 전무는 "이번 협력관계 구축은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각각 업계를 선도하는 양사가 4차 산업혁명을 함께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바흐리의 선대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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