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정부는 9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 추이를 지대한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일간 각종 현안 논의가 사실상 정지된 만큼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한일관계 정립 등 서둘러 해결해야 할 현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여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도 높은 득표력을 기록할지에 관심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선거전 막판 분위기 반전 시도가 실제 선거에서 어떤식으로 나타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만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위안부 문제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한일 정부 간 기존 합의는 새 정권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유력 대선후보들이 한결같이 2015년 12월 28일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한 재협상이나 폐기 등 강경 입장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한일 간 위안부 합의는 양국 간 약속", "양국이 책임을 갖고 이행하는 것이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한국의 차기 정권을 겨냥해 '합의준수'를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새 정권에 대해서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도 지속해서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보 면에 있어서는 일본 정부는 한국의 새 정권과도 공고한 연대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은 지난 7일 후지TV에 출연해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이웃이자 파트너"라며 "안보 측면에서도 지금까지의 협력을 더욱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새 정권이 출범하게 되면서 그동안 연기됐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의는 당초 지난해 일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측이 한국의 탄핵 정국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해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국 국내 사정으로 연기되고 있다"며 "한국 새 정부가 한중일 정상회의 일본 개최에 협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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