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촛불이 만든 대선! 미래를 위해 꼭 투표합시다.'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이달 2일 종로구 사무실 건물 바깥에 내건 투표 독려 현수막 문구다.
8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5일 참여연대에 해당 현수막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선관위는 공문에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누구든지 투표참여 권유 행위를 할 수 있지만, 현수막 등을 이용해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게재 내용과 시기, 표현 방법, 당시 사회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자칫 투표참여 권유 활동이 일부 유권자에게만 편향적으로 작용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규정"이라고 부연했다.
선관위는 "촛불·태극기 집회는 조기 대선 실시의 찬성·반대 및 정당·후보자의 지지·반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이런 표현을 사용해 투표참여 권유활동을 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므로 현수막을 조속히 철거해달라"고 참여연대에 요청했다.
서울선관위는 시민단체 흥사단이 대학로 사무실 앞에 게시한 '촛불이 앞당긴 선거, 투표 참여로 꽃 피우자!'라고 적힌 현수막도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참여연대는 "선관위는 '촛불'이라는 단어까지 단속하고 있다. 황당하다"면서 "이번 대선이 전국적인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들이 끌어낸 대선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촛불이 만든 대선', '촛불로 앞당긴 대선'이라는 문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은 되레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위축시키는 것"이라면서 "부당 단속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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