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용 인공섬' 분석은 오류…농업·염전용 간척사업"

입력 2017-05-08 17:12  

"'北 미사일용 인공섬' 분석은 오류…농업·염전용 간척사업"

美연구원,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섬'수상한 공사' 위성업체 주장 반박

대계도·홍건도 간석지 北매체들이 오래전부터 선전…"김정일 현지지도장이 군사시설로 오인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르는 평북 철산군 동창리 시험발사장 양옆 해안의 작은 섬들이 미사일 관련 군사시설용으로 개발되고 있다거나 그런 목적의 인공섬을 구축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은 잘못된 것이며 이들 섬은 농업, 염전, 해산물 양식을 위해 오래전부터 간척사업이 이뤄진 곳이라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지적했다.




멜빈 연구원은 5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한 '때로는 있는 그대로 보라(Sometimes A Cigar Is A Cigar)'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위성사진 분석업체 '스트래티직 센티널'의 '군사용 인공섬 구축' 분석이 북한의 군사시설과 최근 북한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마저 결여한 데 따른 오류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지난 1일과 3일 각각 외교안보 전문매체 디플로매트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스트래티직 센티널 소속 분석가의 기고문이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지난 5년간 동창리 인근 해역의 5개 작은 섬들에서 목적이 불분명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군사용으로 볼 수 있는 시설들이 설치됐고,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처럼 군사용으로 의심되는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는 정황도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디플로매트 기고문에서 대먼 쿡 연구원은 이들 시설이 탄도미사일(BM) 발사용이나, 대함 순항미사일(ASCM) 발사용, 혹은 지대공미사일(SAM) 발사용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멜빈 연구원은 "이들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는 반면 반박하는 증거는 많다"며 ▲미사일 발사 기지용이라면 인근에 지원 시설이나 기지가 있어야 하지만 전혀 없으며 ▲레이더 탐지 거리가 늘어나도록 해안지역 미사일 방어기지를 섬이 아닌 고지대에 설치하는 북한의 행태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수십년전 김일성 시대부터 서해안 전역에서 대대적인 간척사업을 벌이면서 이를 관영 매체를 통해 알려온 점 등을 들었다.

쿡 연구원은 서해위성발사장이 있는 곳의 행정 명칭을 '서해시'라고 부르며 "상당한 규모의 대도시(metropolis)"라고 설명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스트래티직 센티널이 서해발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도회지역인 `철산읍'을 실제론 거기서 11km 떨어진 '동림읍'으로 잘못 표기한 점 등은 사소한 실수 같지만, 기초적인 조사조차 소홀히 함으로써 이들 섬 이름이 오래전부터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에 대계도 간석지(서해발사장 서쪽 해안)와 홍건도 간석지(발사장 동쪽 해안)로 소개돼 온 것을 놓쳤음을 말해준다고 멜빈 연구원은 지적했다.

스트래티직 센티널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이 사용할 수 있는 "군사 시설물"들이라고 분석한 편평한 공터는 실제론 지난 2009년 7월과 2010년 7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간석 사업의 완공을 앞두고 현지지도한 장소를 그대로 보존한 곳이다.

북한 지도자들이 현지지도한 북한 농촌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치 선전용"이라고 멜빈 연구원은 설명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대계도 간석지 현지지도 기념장에도 그것을 기념하는 비가 세워져 있다.

멜빈 연구원은 홍건도 간석 사업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대계도 간석 사업은 서해발사장 건설이 시작되기 15년 전인 1985년에 이미 사실상 완공 단계였다는 점도 대계도 간척이 서해발사장 방어용이라는 추론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대계도 간척사업의 완공을 2010년 6월에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이는 1997년 북한 서해안 일대를 휩쓴 해일로 방조제들이 파손됐으나 아사자가 속출한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이를 복구할 여력이 없다가 그때야 복구를 완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쿡 연구원도 기고문에서 북한이 군사시설들을 건설 중이라고 단정해놓고도 구체적인 설명에 들어가선 증거가 "불분명하다", "엇갈린다", "이동식 발사차량 주차대를 산악 사이에 숨겨진 곳에 설치하지 않고 섬에 건설하는 것은 (적의 선제타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통상적이지도 않고 비용 면에서도 터무니없이 불합리하다"는 등으로 자신 주장의 신뢰성을 스스로 깎아내렸다.

멜빈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연구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북한 문제에 관한 논의에선 '오컴의 면도날'처럼 주렁주렁 달린 여러 가정을 쳐내고 단순하게 보는 게 유용할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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