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이호승, 올해 1호 'GK 도움'…개인통산 도움 2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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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그 어려운 일을 제가 해냈지 말입니다."
현대 축구에서 상대의 슈팅만 막아내는 골키퍼 전통적인 역할은 점점 옛날이야기로 바뀌고 있다. 이제 골키퍼는 공격 빌드업의 시발점일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역습의 첫 단추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지난 7일 전남 드래곤즈와 광주FC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가 치러진 순천 팔마 종합운동장에서는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됐다.
전남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9분 골키퍼 이호승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전방으로 길게 볼을 찼고, 이슬찬이 볼을 잡아 곧바로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꽂았다. 이슬찬의 득점으로 골키퍼 이호승은 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K리그 2년 차인 이호승의 도움은 이번 시즌 '골키퍼 도움 1호'였다. 이호승은 지난해 7월 30일 울산 현대전에서 후반 41분 자기 진영 미드필드 지역에서 프리킥한 게 허용준의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개인 통산 1호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호승은 2년 연속 도움 기록을 올렸다.
이호승은 지난해 10월 무릎 인대 수술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 있다가 지난달 19일 FA컵을 통해 6개월여 만에 복귀했고, 지난달 22일 울산 현대와 7라운드부터 K리그 클래식 무대로 돌아와 4경기 동안 2실점만 내주는 선방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생각지도 못한 골키퍼의 공격 포인트는 팀에 큰 활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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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리그에서 '골 넣는 골키퍼'라면 누구나 '꽁지머리' 김병지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2015년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김병지는 K리그 통산 706경기를 뛰면서 총 3골을 넣었다.
김병지는 K리그 통산 최다경기 출전, 골키퍼 역대 최다 득점, 최고령 출전(45세 5개월 15일) 등 다양한 기록 보유자가 됐다.
김병지를 포함해 역대 K리그 무대에서 득점에 성공한 골키퍼는 4명(김병지·이용발·서동명·권정혁) 뿐이다.
K리그 역대 1호 골키퍼 득점 역시 김병지로 울산에서 뛰던 1998년 10월 24일 포항과 플레이오프 2차전 종료 직전 공격에 가담해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대 골키퍼 득점자들이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고, 2013년 권정혁 이후 골키퍼 득점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 김병지의 대기록을 깰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득점이 아닌 K리그 역대 1호 골키퍼 도움은 누구였을까. 주인공은 1980년대 국가대표 골키퍼로 이름을 날린 조병득이다.
조병득은 1989년 10월 21일 포항에서 뛸 당시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찬 볼이 조긍연의 득점으로 연결돼 역대 1호 골키퍼 도움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K리그 역대 골키퍼 최다 도움 기록은 부천과 전북에서 주로 활약했던 이용발이 가지고 있다. 그는 도움만 3개로 '골키퍼 역대 도움 부문' 1위다.
이용발은 2000년 부천(현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3개의 도움을 작성했다. 모두 자기 진영에서 전방으로 내준 볼이 득점으로 연결된 사례다.
특히 이용발은 2000년 5월 14일 수원 삼성을 상대로 전반 17분 자신의 통산 1호 도움을 작성하더니 전반 40분에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자신의 통산 1호 득점까지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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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발은 프로통산 1골 3도움으로 K리그 통산 골키퍼 역대 최다 공격포인트(골+도움)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그나마 골키퍼 도움은 간간이 나오고 있어 이용발의 기록 경신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주자는 역시 현재 2도움을 기록한 전남의 골키퍼 이호승이다.
K리그 경력은 2년 차지만 그는 2011년부터 일본 J리그 콘사도레 삿포로와 쇼난 벨마레 등에서 활약한 '중고 신인'이다.
올해 28살인 이호승은 이제 도움 1개만 보태면 이용발의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큰 부상만 피한다면 활약할 시간이 많아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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