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올 강우량 작년보다 43%나 적어…저수율 '뚝'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가뭄이 작년보다 올해가 더 심한 것 같아요. 벌써 논에 물 대기 위해 이웃끼리 언성을 높이기도 해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농민 A씨의 말이다.
요즘 농촌 지역은 모내기나 모내기 준비, 고추와 감자, 고구마 등 밭작물 심기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벌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지난해에도 가뭄 때문에 고생했는데 올해는 더한 것 같다"며 "모내기도 하기 힘든 상황이니, 밭작물을 말하나 마나다. 양동이로 물을 퍼 나르며 고추 등을 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라고 했다.
그는 올 모내기 진행 속도가 지난해보다 더 늦다고 설명했다.
안성시 삼죽면 배태리 주민 B씨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 마을은 저수지 위에 있어 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물이 없어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저수지 물을 끌어오려고 해도 저수위가 낮아 쉽지 않고, 최근에는 지하수까지 부족하다"며 "비만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9일 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도내 평균 강우량은 10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2㎜보다 43.2%(83㎜)나 적다.
이로 인해 도내 각 시군과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42곳의 평균 저수율이 68.6%로, 지난해 이 같은 시기보다 4%포인트나 떨어졌다.
도내 주요 저수지 저수율을 보면 안성 금광저수지는 지난해 5월 초 81.9%에서 현재 43.6%로, 용인 이동저수지는 같은 기간 90.9%에서 59.8%로, 용인 고삼저수지는 98%에서 54.9%로 크게 낮아졌다.
저수율이 50%를 밑도는 저수지도 11곳이나 된다. 2월 말 5곳에서 배 이상 늘었다.
화성 덕우저수지는 43%, 안성 마둔저수지는 35%, 용인 두창저수지는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들 저수지는 지난 2월부터 저수율을 높이기 위해 하류 하천에서 물을 퍼 올리고 있으나 여전히 저수율이 50%를 밑돌고 있다.
도내 가뭄은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도내 강우량은 2014년 896㎜, 2015년 1천17㎜, 지난해 1천79㎜로, 예년 평균 1천386㎜를 크게 밑돌았다.
3년 동안 예년 1년 치 강우량이 덜 내린 것이다.
도 조사결과 도내 논의 27%가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수리불안전답)으로 나타나 당분간 비가 오지 않으면 적지 않은 가뭄 피해가 우려된다.
도는 보통 6월 10일까지 계속되는 도내 올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관정 개발, 양수를 통한 주요 저수지 저수율 높이기 등을 계속할 계획이다.
도는 올해 들어 이미 농업용 관정 개발을 위해 20억원을 지원한 가운데, 조만간 있을 추경예산에 관정 개발비 45억원을 추가 편성해 집행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모내기가 서서히 시작되는 상황에서 비가 계속 오지 않아 저수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관정 개발과 논물 가두기 홍보 등을 통해가뭄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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