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불간섭 한다면서 美강압에 아무 말 못해"…아세안 겨냥 해석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관영매체가 8일 국제사회 각국의 대북압박 동참 분위기를 두고 "제 눈을 찌르는 어리석은 행위"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적 정의는 강력한 힘에 의해 담보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제 딴에는 정의와 공정성, 내정 불간섭을 표방하는 일부 나라들까지 미국의 강압에 눌리워 바른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이 나라들이) 자기의 잇속에 따라 좌왕우왕하면서 제 눈을 찌르는 어리석은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을 괴수로 하는 제국주의 세력의 횡포한 지배와 간섭 책동에 의하여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들이 공공연히 무시되고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의도 부정의로 범죄시되는 엄중한 사태들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들의 보복 의지와 군사적 위력으로 한반도의 '4월 위기설'이 물거품이 됐다며 "우리의 핵무력 고도화 조치는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통신이 '일부 나라들'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강화 흐름에 동참하거나,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국가들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내정 불간섭'을 원칙으로 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최근 정상회의 의장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한 반응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아세안 측에 서한을 보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시해 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아세안은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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