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시절인 2월엔 총리실서 면담 허용 예우도
더타임스 "브렉시트 협상 탓에 오래가지 않을 것"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프랑스 새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과 전화통화를 해 당선을 직접 축하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같이 밝히고 두 정상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간단히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마크롱과 통화에서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안전하고 번영하는"유럽연합(EU)의 강력한 파트너가 되기를 바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전날 메이 총리는 마크롱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적인 출구조사 결과들이 공개된 후 곧바로 대변인을 통해 당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가 마크롱의 선거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프랑스는 영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 중 하나로 광범위한 공통의 우선 사항들과 관련해 프랑스 새 대통령과 협력을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프랑스 대선 결과가 브렉시트 협상에 미칠 영향을 따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메이의 이 같은 행보는 브렉시트 협상을 염두에 둔 계산으로 풀이된다.
오는 6월 8일 영국 조기총선이 끝나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메이 총리가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해야 할 핵심 정치인 중 한 명이 바로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메이 총리는 마크롱과 우호 관계를 만들고자 공을 들였다.
지난 2월 후보자 신분인 마크롱을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 불러들여 면담하는 예우를 제공했다.
하지만 일간 더타임스는 "서둘러 당선을 축하하고 총리실 면담을 허용해 마크롱이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메이 총리가 바라고 있겠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점점 힘들어질 것이기에 메이의 이런 희망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롱은 메이 총리의 '예우'에도 불구하고 면담 뒤 곧바로 나와 기자들에게 강경한 브렉시트 협상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브렉시트에 엄격한 접근을 할 것이다. 영국민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약화된 유럽연합과 영국의 관계'는 최악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다른 두 세계의 최선을 함께 갖는 (영국에) 최적화된 접근을원하지 않는다. 이는 다른 나라가 유럽연합을 떠나고 공동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의 구상을 죽이는 너무 큰 유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의 당선은 '프렉시트'(프랑스의 EU 이탈)를 내건 극우 국민전선(FN) 마린 르펜에 비해 영국에는 '나쁜 뉴스'라는 게 영국 언론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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