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임단협 1년째 지지부진…회사 제시안 노조가 거부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의 2016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10일 교섭 시작 1년을 맞았다.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금협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전무후무한 상황에 직면했다.
2016년 5월 10일 상견례 이후 78차례 교섭했지만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가장 오래 끈 임단협이 될 전망이다.
노사는 현재 올해 임금협상도 준비하고 있어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협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상황을 맞고 있다.
작년 임단협이 장기화한 것은 조선산업 위기 속에서 협상이 진행됐고, 회사의 구조조정 현안이 겹쳤기 때문이다.
회사는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노조는 희망퇴직과 분사 등에 투쟁으로 맞섰다.
회사는 올해 초 설 연휴 전에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1월 19일 73차 교섭에서 낸 회사의 최종안은 올해 말까지 종업원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1년간 전 임직원 기본급 20% 반납, 임금 부문에서는 고정연장수당 폐지에 따른 임금 조정 10만원과 호봉승급분 2만3천원을 포함해 월평균 12만3천원 인상, 성과급 230% 지급,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화합 격려금 100% + 150만원 지급 등이었다.
지난 4월에는 회사가 현대중공업(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분할하기 전에 타결을 시도했으나 역시 무산됐다.
노조는 분사를 막기 위해 23년 만에 전면파업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전면파업 지침은 3차례 내렸지만, 당시 회사는 일부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해 별다른 생산 차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전면파업을 포함해 18차례 파업했다.
그러나 회사의 구조조정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집행부 임원이 3개 조로 나눠 생산현장을 돌며 조합원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작년 임단협이 왜 장기화하는지를 알리고, 현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노조는 임단협 장기화가 "회사의 조합원에 대한 일방적 고통분담 요구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고통분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주장하는 임금 20% 반납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을 전후해 휴일근무 폐지 등에 따라 평균 40만원, 고정연장수당 폐지에 따라 55만원 등 95만원 가까이 조합원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회사는 "인내심을 갖고 노조의 결단을 기다렸고 직원 사기를 고려해 추가안을 제시했으며, 기본급 20% 반납에 대해서는 이익 실현 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노조는 끝까지 거부했고, 마지막 기회도 수차례 있었지만 머뭇거리다 결국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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