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부둥켜안고 '오열'…김재수 농림장관도 빈소 방문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청천벽락 같은 소식이었죠. 아직도 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강원 삼척 산불 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전북 익산 항공관리소 소속 정비사 조모(47씨)의 빈소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조씨의 빈소는 9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삼성장례문화원에 차려졌다.
삼척의료원 영안실에 있던 고인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이 곳으로 옮겨졌다.
산림항공관리소와 산림청 직원들은 침묵속에서 어두운 얼굴로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를 지킨 조씨의 아내와 중학생 딸은 아직도 남편과 아빠의 죽임이 믿겨지지 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낸 아내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빈소 탁자에 앉아 있던 중학생인 외동딸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이었다.
담담하려 애썼던 유족들은 조문객과 인사를 나누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비통함속에 조문객들이 빈소에 있던 조씨의 초상을 보고 흐느끼자 아내와 딸도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 했다.
"아빠, 아빠, 가지마세요…."
딸은 떨리는 작은 목소리로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버지의 이름을 되뇌었다.
전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삼척의료원에서 보고 오열한 딸이었다.
조씨는 생전 외동딸을 끔찍이 사랑했던 평범한 가장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한 동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을 보려고 일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던 동료였다"며 "아내와 딸의 비통함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어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장례가 치러지던 빈소는 시간이 흘러 조문객이 몰리면서 '통곡의 바다'로 변했다.
빈소를 찾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유가족을 만나고 조문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고인에게 최대한 예우를 지키고, 마지막 가는 길도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산림청은 장례를 삼림청장으로 치르고 10일 영결식을 마친 뒤 조씨를 대전 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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