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권력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8일 마카오를 방문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원활한 시행을 칭찬한 것을 두고 독립 목소리가 나오는 홍콩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마카오를 방문한 장 위원장은 페르난도 추이(崔世安) 마카오 행정장관(행정수반)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마카오가 주권반환 이후 일국양제와 기본법(헌법격)을 전면적으로 관철했다"고 치하하고 경제 전환의 중요한 시점에 행정과 효율성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장 위원장은 "중앙의 전면적인 행정권이 효과적으로 실현됐다"며 "마카오가 고도의 자치권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행정 주도 체제의 작동도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작년 5월 홍콩을 방문했을 때 일국양제와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 고도의 자치 방침 실천을 평가했지만 중앙당국의 전면적 행정권 실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장 위원장은 홍콩에서 부상하는 분리주의 정서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콩의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劉銳紹)는 장 위원장이 마카오가 중앙 당국의 전면적 행정권 실현을 확보했지만, 홍콩이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홍콩인들에게 말하려는 것이라며 마카오 방문이 마카오 주민뿐 아니라 홍콩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홍콩과 마카오는 모두 일국양제가 적용되는 특별행정구이지만, 마카오는 홍콩보다 중국 당국의 입김이 큰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흘간 마카오를 시찰할 장 위원장은 방문 마지막 날인 10일 주권반환 후 처음으로 마카오 입법회(국회격)를 방문해 입법회의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장 위원장이 작년 홍콩 방문 때 홍콩 입법회의원들을 만났지만, 입법회를 방문하지는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마카오 정부는 장 위원장의 방문을 앞두고 경찰력을 늘리는 등 경비를 강화했으며 홍콩 야권 정치인 일부의 마카오 방문을 금지했다.
한편, 일부 마카오 범민주파 활동가들은 전날 중국 당국이 파견한 대표처인 주마카오 중국연락판공실 밖에서 보통선거 도입 논의 개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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