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어민들은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때문이라며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정삼 어자원연구실장이 한중일 3국의 연근해어업 생산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어업과 양식업을 합친 수산물 생산량은 431만2천t으로 1956년 이후 6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90만5천t으로 2015년과 비교해 9% 감소했다.
근해어업(191만4천t)의 감소 폭이 9.3%로 연안어업(99만1천t)의 8.3%보다 컸다.
주요 어종 중에서 고등어(-12.2%), 오징어(-9.4%), 가다랑어(-6.8%)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5년보다 13.4%나 줄어든 92만3천t에 그쳐 1972년 이후 44년 만에 100만t 선이 무너졌다.
생산량 100만t은 연근해어업의 위기를 상징하는 하한선으로 여겨진다.
연안어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4.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근해어업 생산량이 15.7%나 줄어 전체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를 주도했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2년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줄어 어민들은 이런 추세가 고착화하고 생산기반이 붕괴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지난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아직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이 실장은 밝혔다.
서로 배타적 경제수역을 맞대고 있는 동북아시아 3개국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어획량이 크게 줄어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속에 중국만 생산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에는 남획,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중국 연안의 남획과 환경오염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는 동북아시아가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어민들은 중국의 불법조업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의 오징어조업 단체는 4월 13일 모임을 갖고 동해에서 이뤄지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중국 연안의 수산자원이 고갈되었다는 것은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한중일 3국 가운데 중국의 연근해어업 생산량만 상승세"라며 "어자원과 국익수호 측면에서 중국의 불법어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강력한 대응 수단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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