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보다 한국이 더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SK 와이번스의 새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2)은 메이저리그 콜업 직전에 SK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KBO리그 구단과 막판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에서 로맥은 메이저리그행을 눈앞에 두고도 다른 길을 걸었다.
로맥은 SK의 손을 잡았다. 그는 "매일매일 야구를 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입국한 로맥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타격연습을 소화한 뒤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연신 땀을 훔치며 "며칠 동안 야구를 못해서 아쉬웠는데, 여기 와서 운동하니까 무척 기쁘다"고 했다.
로맥은 한국행이 기회의 문제였다고 했다.
마이너리그 사무국은 이날 홈페이지에 마이너리그 4월 이달의 선수를 발표했다. 로맥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오른손 타자 로맥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엘 파소 치와와스 소속으로 지난달 홈런(11개), 2루타 이상의 장타(19개), 장타율(0.860),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1.274) 등에서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1위에 오를 만큼 맹타를 휘둘렀다.
마이너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는 것은 빅리그 티켓을 거의 손에 넣었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실제로 SK 관계자가 계약서를 들고 로맥을 찾아갔을 때, 샌디에이고 구단은 로맥을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로맥은 "사실 구단 프런트로부터 곧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SK에서 제안이 왔다"며 "고민이 많이 됐지만, 여기(한국)가 기회가 더 있다고 생각했다. 또 더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싫었다. 나와 가족을 생각할 때 한국행이 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매일 야구를 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며 "또 성적이 좋은 팀에서 플레이오프에 나가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를 경험한 전 마이너리그 동료들로부터 얻은 조언도 한국행에 영향을 미쳤다.
조언해준 선수 중에는 어깨 부상으로 퇴출당한 SK의 전 내야수 대니 워스를 비롯해 닉 에반스(두산 베어스), 대니 돈(넥센 히어로즈) 등이 포함돼 있었다.
로맥은 "이들은 한국에 대해서 정말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 덕분에 쉬운 결정이었다"며 "또 오늘 SK의 팀 동료들을 만났는데, 선수들 모두가 무척 환영해줘서 한 시즌을 같이 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로맥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뛰었다. 하지만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13에 그쳤다.
로맥은 "작년에는 팀이 나를 믿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두 경기에서 못 치니까 바로 2군으로 내렸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로맥은 빠르면 오는 11일 1군에 등록될 예정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로맥이 1루수와 2루수, 3루수, 코너 외야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파워와 강한 타구를 날리는 기술을 갖췄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로맥은 먼저 포지션에 대해 "포지션별 글러브를 다 갖고 왔다. 3루도 좋고 2루도 좋다. 가장 오랜 시간 뛸 수 있는 포지션을 감독님이 정해주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장점을 묻는 말에는 "파워가 강하고 2루타도 많다. 볼넷도 얻을 수 있다. SK에는 좋은 타자가 많다. 투수가 내게 좋은 공을 던지지 않으면 받아들이고 다음 타자에게 기회가 갈 수 있도록 플레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생활과 관련해 동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로맥은 "코리안 바비큐"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날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그는 "코리안 바비큐를 먹으러 가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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