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 시절에도 신입생에게 존대하던 선배…원칙대로 국정 이끌었으면"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그 옛날 복학생 시절 신입생에게도 존대를 했을 정도로 인간적인 선배였어요.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국내 종합대학 중 4번째로 대통령을 배출하게 된 경희대 구성원들은 "자랑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문 당선인이 "깨끗한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1972년 경희대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문 당선인은 1975년 유신독재 반대 시위를 이끌다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강제징집됐다. 1978년 제대후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이듬해 경희대를졸업했다.
문 당선인은 교내 행사나 동문회 신년행사, 연말행사 등에 빠지지 않고 참여할 만큼 학교에 애정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대학 성악과 74학번인 부인 김정숙 여사는 학내 축제에서 만나 캠퍼스 커플로 7년간 연애 끝에 결혼했다.
문 당선인과 경희대 법학과를 같이 다녔다는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 당선인은 복학생 시절 어린 후배들에게도 꼬박꼬박 '네 알겠습니다, 그렇군요'라며 존댓말을 썼다"며 "'경상도 사나이'인 문 당선인이 본인보다 어린 사람에게 반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텐데 참 인간적인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노 교수는 "문 당선인은 연수원을 차석으로 수료한 이후 부산으로 내려가 노동자들을 변호하며 일관된 길을 걸어왔다"며 "국민들이 '반듯한 대통령'을 바라는 만큼 임기동안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여야를 아우르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동문 대통령' 소식에 '자랑스럽다'면서도 앞으로 문 당선인의 국정 운영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공과대학생 채모(23)씨는 "동문 중에 대통령이 나와 자랑스럽다"면서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서모씨는 "아직 주변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며 "문 당선인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졸업생 한모(28·여)씨는 "동문으로서 대통령을 배출한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출신을 떠나 모든 국민에게 청렴하며 깨끗하게, 원칙대로 국정을 운영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경희대는 문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교내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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