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상황실 탄식조차 안나와…당직자 일부는 상황실 떠나기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수윤 기자 = 19대 대선 투표가 마감된 9일 저녁 8시. 국민의당 대선 개표 상황실이 차려진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 장내는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아!"하는 탄식조차 없었다. 연신 '찰칵'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
200여명의 국민의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앞에 놓인 모니터만 줄곧 응시하고 있었다.
방송 3사로 생중계된 전국 출구조사 결과, 안철수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도 밀린 것으로 나오면서 장내는 일대 '초상집' 분위기로 변했다.
10여분 전만 해도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면서도 곳곳에서 기대감을 보이는 표정들이 엿보였으나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당초 기대했던 광주를 비롯해 전남에서도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밀린 것으로 나타나자 침통함은 더욱 거세졌다.
맨 앞줄에 앉은 박지원·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정면만 응시하고 있었고, 정동영·주승용·천정배·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맛살을 찌푸린 채 부동의 자세로 앉아 있었다.
모두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TV만 지켜보는 가운데 문 후보가 자택에서 나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는 장면이 방송에서 흘러나오자 일부는 눈길을 애써 돌리기도 했다.
대강당 1, 2층을 가득 메웠던 당직자들 가운데 일부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출구로 빠져나간 뒤 로비에서 삼삼오오 모여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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