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당직자들 두 손 꼭 잡으며 "고마웠다"…담담히 패배승복(종합)

입력 2017-05-10 01:03   수정 2017-05-10 01:05

劉, 당직자들 두 손 꼭 잡으며 "고마웠다"…담담히 패배승복(종합)

유승민 "초상집 같지는 않네"…일부 당직자 눈물

바른정당, 담담한 분위기 속 개표진행 주시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동현 기자 =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 9일 밤 11시 30분께 바른정당 여의도 당사에 유승민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두 손으로 꼭 잡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뒤 담담한 표정으로 연단의 마이크 앞에 섰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입을 뗀 유 후보는 당사로 오기 직전 문 당선인과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며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의 목소리도 겸허히 경청하는 대통령이 되어주실 것을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대해 "저에게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러나 저를 지켜준 국민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며 "새 희망의 씨앗을 소중히 키워 싹을 틔우고 언젠가는 열매를 맺겠다"고 약속했다.

이후에도 유 후보는 당사에 한동안 더 머물며 미처 인사를 나누지 못한 당직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혜훈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에게는 "왜 우느냐. 원래 일정 팀장이 욕을 제일 많이 먹는다"라고 위로했고, 캠프 총괄을 맡았던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쉬고 있는 사람을 괜히 불러 고생시켰다"며 미안함을 표했다.

이날 바른정당은 오후 8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부터 비교적 담담한 분위기로 대선 결과를 받아들였다.

김무성·정병국·주호영 공동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김세연 사무총장 등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일찌감치 여의도 당사에 도착, 푸른색 당 점퍼를 단체로 입고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정면의 TV 모니터를 응시했다.

저녁 8시 정각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으로 발표되자 일순간 정적이 감돌았으나 이내 담담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좌석 중앙에 앉아있던 김무성·정병국·주호영 위원장은 '7.1%'라는 출구조사 숫자가 발표되자 다소 무겁지만 큰 동요는 없는 표정으로 방송을 계속 지켜봤다.

특히 유 후보의 지역구이자 보수층의 정치적 심장부인 대구에서조차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크게 밀린 것으로 나오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오후 11시 55분 기준으로 홍 후보의 대구 득표율은 47.3%, 유 후보는 12.1%로 집계됐다.

일부는 사전투표 결과까지 반영되는 실제 개표상황을 지켜보자며 늦은 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도 했다.

지상욱 선대위 대변인단장은 기자들에게 "내가 (바른정당에) 왔을 때 유 후보의 지지율이 1%대였는데 출구조사는 7.1%로 일곱 배나 뛰었다"면서 "여론조사나 출구조사 때 정확히 얘기하지 않은 '샤이표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바른정당 당사 곳곳에서는 '화이팅'을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고, 유 후보도 "초상집 같을 줄 알았더니 초상집 같지는 않네"라며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앞으로 터져 나올 당내 갈등을 예고하는 듯한 긴장감도 감지됐다.

출구조사 발표 때만 해도 자리를 지키던 김무성 위원장은 유 후보가 승복 연설을 위해 당사를 방문했을 때 자리하지 않았다.

주호영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가까운 시일 내 의원·원외위원장 연찬회를 열어 당 지도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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