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물난 해소돼 승리 분위기 계속될 것" vs 한국당 "주도권 다시 장악"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승리에 따라 전통적 '보수 텃밭'인 울산 정치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울산에서는 그동안 노동계 지지를 받은 진보정당 후보가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적은 있으나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등 선출직을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약세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이 지역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에서 38.1%의 득표율을 기록, 2위 홍준표 후보의 27.5%보다 9.6%포인트 앞섰다.
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59.78%,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39.78%를 얻었다.
울산에서 치러진 그동안의 각종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정당 득표율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독점구도가 이번 대선에서 깨진 것이다.
지역 정치판이 요동치자 각 당은 대선 결과가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며 전략 세우기에 분주하다.
민주당은 그동안의 지방선거 약점을 보완하며 대선 승리 분위기를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2019년 총선까지 이어갈 각오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보수 재결집을 통한 '강한 야당' 이미지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약점이었던 '인물난'이 대선 기간 충족됐다고 판단한다.
민주당 울산시당 심규명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은 "대선을 통해 민주당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지지세력이 넓어졌다"며 "무엇보다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가 많이 영입되면서 인물난이 해소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대선 초기 지지 비율이 한 자릿수로 낮았던 것에 비하면 보수층의 결집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박맹우 시당위원장은 "보수 대통합으로 강한 야당이 될 것"이라며 "대선 조직을 재정비해 지방선거에 올인, 주도권을 다시 장악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대선을 거치면서 지역 정치의 주춧돌을 세웠다는 분석이다. 울산시당이 대선 전인 지난해 8월 창당했고, 당시 구·군 당협은 전무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당원을 종전보다 2배 이상 확보하고, 지구당도 모두 갖추는 등 조직을 정비했다.
국민의당 이영희 시당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에는 전체 선출직 후보를 다 내겠다"며 "취약한 조직력을 보강하고 당선 가능한 새 인재를 영입해 지방선거에서 선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른정당은 대선에서 보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바른정당 울산시당의 세력이 울주군에 치우쳐 내년 지방선거 전에 조직력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다.
바른정당 강길부 시당위원장은 "낡은 보수를 타파하고 따뜻한 보수를 하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인정받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는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등 현실정치를 내세워 보수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심상정 후보와 당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진보의 중심세력으로 위상을 높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각 진보정당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민주노총 지지를 받아 내년 지방선거를 치른다는 계산이다.
정의당 김진영 시당위원장은 "당초 내년 지방선거에 총 5명 정도의 후보를 내는 것이 목표였으나 대선을 치르면서 당원이 늘고 후보 지원자가 많아 출마 후보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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