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 "코스피 2,300선 넘어 새 지평 열 듯"

입력 2017-05-10 11:48   수정 2017-05-10 11:52

[전문가진단] "코스피 2,300선 넘어 새 지평 열 듯"

"현 수준 높은 게 아니다…2,400선도 가능"

"경제규모 고려하면 2,400∼2,500선은 거품"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권수현 전명훈 기자 = 코스피가 2,300고지를 밟고 새 지평을 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6년간 증시를 짓눌러온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의 굴레를 완전히 벗고 새장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일 전 장보다 1.34포인트(0.06%) 오른 2,294.10에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2,323.22까지 치솟았다. 코스피가 2,300선에 올라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11년 2,228.96을 기록한 이후 이 지수대 아래에서 움직이던 박스권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2,400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주가지수 상승의 부담은 지난 6년간의 경험에 따른 관성 때문이었다. 증시가 상승해도 '일시적이지 않겠느냐'는 경험적 관성이 작용해왔다.

박스권 환경과 지금 2,300선을 돌파한 코스피의 가장 큰 차이점은 2가지다.

먼저 기업 이익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 박스권 핵심은 상장기업 순이익이 70조∼80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옆으로 기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증시가 박스권을 뚫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작년부터는 상장기업 순이익이 100조원대로 올라섰다. 상장기업들 이익이 70조∼90조원일 때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0배 수준이었다. 기업 순이익이 1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PER가 여전히 10배 수준이라면 주가는 당연히 올라야 한다. 주가는 순리를 반영한다는 의미다.

둘째는 달러다. 증시가 박스권에 있을 때는 달러가 강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핵심은 달러 약세다. 달러를 약세로 낮춰 수출 늘리고 일자리 만드는 것이다. 트럼프 정책 이후 달러는 약세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수 있게 됐다. 코스피 상승은 순리고 당연한 반응이다.

우리나라의 새 정부 출범도 부정적이지 않다. 그동안 코스피는 국가의 총체적 리더십이 약화한 데다 정책 불안감까지 안고서도 여기까지 왔다. 누가 오든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 2,300선 돌파는 당연한 일이다. 2011년 코스피가 2,230선이었는데 그때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126조원 가량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예상 영업이익 규모가 189조원이다. 당시보다 올해 기업 이익 규모가 50% 가까이 늘었다.

2011년 당시 PER가 10.5배였다. 최근 코스피가 2,230선 때 PER가 9.5배쯤 됐다. 코스피의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양쪽으로 봤을 때 양쪽에서 다 위로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박스권을 못 벗어났던 요인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올해 초 프랑스 대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이었는데 이게 대부분 완화했다.

북한 리스크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코스피를 억눌렀던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내수가 살아날 거라는 기대도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를 보면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 확장국면으로 돌아섰다.

올해 3∼5월을 지나며 신흥국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선진국 시장 회복세가 신흥국으로 넘어오는 '스필오버'가 시작됐다.

증시 최고치 돌파는 증시 환경, 이익, 밸류에이션 등등으로 봤을 때 당연한 수순이다.

작년 말에 올해 최고치를 2,320으로 제시했는데, 1분기 어닝시즌을 보니 예상 이상으로 좋은 분위기다. 2분기 전망치도 좋다.

정확한 예상 지수는 산정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등으로 평가하면 2,400 초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민의 기대치인 소비 심리지수는 좋아지는 추세였다. 탄핵정국이 끝나면서 부족한 내수에 대한 좋은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런 부분도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새 정부 출범과 오늘 지수 상승하고는 큰 관계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을 거로 생각한 사람이 적어서 그 부분은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본다.

지금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는 주가가 단기 급등해서 자기 부담이 생기기 전까지는 막을 요인들이 별로 없다.

지수는 추가로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박스권을 통과하고 10% 정도 더 올라간다고 본다. 단기급등으로 다소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상승이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2,400까지는 생각해볼 수 있다.

과열 해석이 나오기도 하는데 박스권을 일단 뚫었다면 그게 바닥이다.

주식시장이라는 게 한번 오르면 다시 박스권 내로 들어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금은 박스권을 뚫고 발동 걸린 상태여서 현재 코스피 수준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기에 급등한 부담은 없지는 않으나 조금 조정을 거치면 해소되는 부분이어서 과열 부담 때문에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

기업 실적이 탄탄한 데다 대선 마무리로 정치적인 불확실성 완화와 정책 추진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기초여건 개선 양상을 선반영해 환율, 금리 등 다른 변수에 비해 많이 올라가는 측면은 있다.

코스피 2,300 이상에선 과열을 의심하고 검증 과정도 필요하다.



◇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

증시 환경이 경제와 기업 이익, 외국인 매수 등 긍정적인 요인이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10년 만에 시장과 경제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전보 성향의 신정부 출범이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허니문 랠리는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수 있다

이제 국내 증시가 지정학적 위험과 취약한 지배구조, 저배당 등으로 평가를 못 받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 시대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증시가 경제를 뛰어넘으면 프리미엄 시장으로 바뀌게 된다.

코스피는 경제규모 등을 고려하면 선진국보다 낮더라도 2,350 수준이 적정하며 2,400∼2,500 수준은 거품 영역으로 볼 수 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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