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리커창 챙기기에 中외교부 성명·대변인 언급 등
문재인 대통령 집권 계기 한중관계 개선의지라는 해석도 나와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발생한 통학버스 화재로 한국 유치원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사건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까지 챙기고 나서 주목된다.
9일 웨이하이시의 한 터널에서 발생한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로 4∼7세 한국 유치원생 10명 등 12명이 숨졌다.
웨이하이 참변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전례로 볼 때 중국의 최고지도부까지 나서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사고 당일인 9일 한국인 자녀들이 참변을 당한 데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사고 처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시 주석의 이런 관심 표명 사실은 주중한국대사관과 칭다오(靑島) 총영사관 주관으로 웨이하이시에 사고대책본부를 차린 현장대책반에 쑨리청(孫立成) 산둥성 부성장 등이 알렸다.
쑨 부성장은 유족에게 시 주석의 언급을 포함해 중앙정부 차원의 애도를 보내는 한편 신속한 사고원인 조사, 사후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 역시 사고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산둥성(省) 정부 차원에서 쑨 부성장이 사고조사 팀장을 맡아 각 부문을 총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앞서 같은 날 중국 외교부의 쿵쉬안유(孔鉉佑) 부장조리(차관급)도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에 전화를 걸어 유치원 버스 사고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처리를 돕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중국 외교부는 10일 별도의 성명을 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지도부가 이번 사고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산둥성과 웨이하이시가 현장 사고 수습을 하되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 지도부는 유관 부서와 지방 정부가 전력을 다해 이번 사건의 후속 조처를 하도록 지시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유족에 편리를 제공하고 후속 조처를 위한 적절하게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의 이런 대응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아울러 "사고현장에서 중국인 차량이 구명을 도외시한 채 그대로 지나쳤다는 일부 보도를 의식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의 이런 대응에 대해 9일 한국 대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자,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갈등을 빚어온 한중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제스처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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