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휴식 취하며 정치재개 방식 모색
민주당·바른정당과의 통합론 등 정계개편 변수 대응이 과제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 두 번째 대권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패배의 경험을 대한민국의 미래와 변화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대 대선 결과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대선 패배의 충격을 딛고 '미래와 통합'이라는 정치적 자산과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구체적인 거취를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후보로 등록하면서 국회의원직을 던진 만큼 여의도 정치권 밖에서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는 의미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를 찬찬히 반추해보고 어떤 방식이 억측과 오해를 줄이면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해외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안 전 대표는 국내에서 머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국내에서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답했다.
본격적인 정치 재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무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지방선거를 돕는 방식으로 여의도 정치무대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다.
국민의당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당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어 안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할 수 있다.
국회의원 재보선을 통해 '안철수의 귀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안 전 대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민의당 내부 상황이 정치 재개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 올라서면서 몸집불리기를 위한 정계개편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경우 상황은 예측불허다.
민주당이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호남에서 입지가 줄어든 국민의당에서 원심력이 작동하면서 입지가 줄어든 호남의원을 중심으로 '안철수 비토론'이 부상할 수 있다.
일부 호남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대선과정에서 보수진영과의 연대 및 후보단일화에 대해 불가론을 견지했다는 점을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호남 중진은 통화에서 "지지율이 30%대로 치솟을 때 바른정당 등을 포용하는 느낌을 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국민의당 일각에선 선제적 정계개편을 위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안 전 대표가 재충전의 시간 동안 당내 원심력을 차단하고 제3당의 위상을 회복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당내에서 제기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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