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중의원 "개헌은 패배주의"…기시다 외무상·아소 부총리도 주목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각 지지율 60%대로 '1강 체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포스트 아베'를 자처하는 집권 자민당 내 경쟁자들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 지고 있다.
1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꾸준히 포스트 아베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중의원은 전날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 관련 발언에 대해 "그럼 지금까지 해 왔던 것이 무엇이 되느냐"며 "자민당의 개헌 초안으로는 (국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은 패배주의"라고 비난했다.
자민당은 2012년 개헌안 초안을 마련했지만, 아베 총리는 초안으로는 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자민당의 개헌안 초안은 헌법 9조 개정과 함께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개편하는 등 군국주의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담아 야당과 시민단체가 이에 반발한 바 있다.
이시바 중의원의 이날 발언은 개헌안 초안으로는 국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것으로, 그간의 절차가 모두 허사가 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자민당 전 간사장이었던 이시바 중의원은 아베 총리가 지난 8일 자신의 개헌 의지를 표명한 인터뷰가 요미우리신문에 실렸다며 국회에서 '숙독'을 권유한 일을 거론하며 "숙독도 했지만 잘 모르겠더라"며 "개헌에 강한 의식 없이 개정하려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9일 열린 자민당 내 자신의 계파 모임에선 내년 열릴 총재 선거에 대한 의사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나처럼 많은 역할과 관료 등을 해 온 사람이 '임무에 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책임 방기"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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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 제1야당인 민진당보다도 '강력한 야당'이라는 평가를 듣는 이시바 중의원은 방위상을 거쳤지만 좀처럼 지지 기반을 확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포스트 아베'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려 하고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달 TV에 출연해 "아베 총리의 시대도 언젠가는 반드시 끝난다"며 "그 후 만약 뭔가 가능한 게 있다면 (차기 총리를) 고려해 보겠다"고 차기 총리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파벌 모임에선 "아베 시대도 언젠가는 끝이 온다"면서 차기 정권 주자로 나설 의사를 밝혔다.
2009년 총리 시절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도 자민당 내 다른 파벌 흡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포스트 아베를 꿈꾸는 주자들은 2018년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부각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썬 아베 총리에게 맞설 경쟁자로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전월보다 2% 포인트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60%로 나타났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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