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개혁보수 '희망의 씨앗' 찾았다"…존립 우려 목소리도
'20석' 교섭단체 유지관건…정계개편 흐름에 휘말릴수도
내주초 연찬회, 전략적 로드맵 논의…새지도구 구성 첫과제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대선 이후 바른정당의 행보가 주목된다.
유승민 후보는 9일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 6.76%를 득표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6.17%)보다는 앞섰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4.03%로 2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험난한 '현실의 벽'을 절감했다.
바른정당 내에서는 기대에 비해 아쉬움은 남지만, 앞으로 여정을 위한 희망의 빛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9일 밤 기자회견을 통해 "(개혁보수를 위한)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고, 이 씨앗을 소중히 키워 싹을 틔우고 언젠가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정병국 전 대표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진정한 보수, 개혁적 보수에 대한 국민의 강한 갈망을 체험했다"면서 "이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우리가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앞으로 당의 앞길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앞으로가 걱정"이라면서 "당의 존립이 쉽지도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바른정당이 원내 20석으로 겨우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바른정당은 대선 막판 13명의 소속 의원들이 연쇄 탈당, 의석이 기존 33석에서 20석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명이라도 더 이탈하면 원내교섭단체 지위조차 붕괴할 처지이고,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지면 바른정당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하며 집권여당이 됐지만 '여소야대' 상황이고, 이에 따라 향후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계개편의 큰 물줄기 속에서 바른정당에서도 추가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비유승민계 또는 김무성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합당 목소리가 제기될 수도 있다.
바른정당은 오후 선대위 해단식을 갖는다.
또 대선 이후 당의 전략적 로드맵 논의를 위해 다음 주 초께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찬회에서는 새 지도체제 구성과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지난 3월 당시 정병국 대표가 자진해서 사퇴하면서 현재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새 지도체제 구성과 관련해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의 거취가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유 후보가 대선과정에서 개혁보수의 씨앗을 뿌리고 당의 외연을 확장한 만큼 유 의원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유 의원은 대선과정에서 새로운 보수를 갈망하는 국민에게 '이게 보수구나' 하는 것을 상당히 각인시켰다고 본다"면서 "본인만 괜찮으면 유 의원이 당을 이끌어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은 본인이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설 경우 비유승민계를 중심으로 거부감을 표시하고, 이것이 당내 분란 소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역할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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