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북제재 미흡하면 美 환율압력 재개 가능성 제기"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노력을 방해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지린(吉林)대의 쑨싱제(孫興傑) 국제관계학 교수는 북한 초청 소식에 놀랐다면서, 국제적 대북제재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중앙당교 산하 국제전략연구소의 장롄구이(張璉괴<玉+鬼>) 교수도 일대일로 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결정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어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차후 중국의 대북제재가 미흡하다면 미국이 중국에 대한 환율 압력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더글러스 팔 부회장은 "중국이 북한에 관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면 환율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이라며 미중간 무역과 투자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이 종료될 오는 7월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SCMP는 종전 미중 전략경제대화보다 규모를 줄이고 결과에 집중할 양국 고위급 회담에, 미국 측에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중국측에선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팔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철강과 공급 과잉 제품에 대한 이른바 '자발적 수출 억제'를 수용하고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소식통은 미국이 농업과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시장 접근성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미중 양국이 협상을 시작해 여러 차례 만났다며 중국은 철강 등 비대한 산업에서 제품 생산이나 수출을 줄이는 방식에 합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일대일로가 국내 자원 부족과 외국 지도자들의 경계, 경쟁국의 도전 등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존 웡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일대일로 계획이 중국이 국제 외교력을 선보일 비장의 카드이지만, 일대일로 활동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국제적 경험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칭화(淸華)대 주닝(朱寧) 국가금융연구원 부원장도 일부 국가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을 기부 사업으로 간주하는 등 비현실적 기대를 하고 있으며 참가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민대 왕이웨이(王義외<木+危>) 유럽문제연구센터 주임은 "일대일로가 간부 평가 지표로서 국내총생산(GDP)을 대체했다"며 "이에 따라 일부 지방 정부가 중국-유럽 간 철도 건설이나 해외 산업단지 건설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일부는 허영에 불과한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