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원인·피해면적 정밀감식…강릉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기업·단체·개인 등 전국서 이재민에 온정의 손길 이어져
(강릉·삼척=연합뉴스) 유형재 배연호 박영서 기자 = 강원 강릉과 삼척 산불 진화가 완료된 뒤 우려했던 재발화 가능성도 없어지면서 산림 당국이 정확한 발화원인과 피해조사 및 복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산림청,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은 10일 일정 협의 후 합동으로 발화원인과 피해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행정부처는 이재민 구호대책과 산림 복구대책을 수립해 추진한다.
◇ 유관기관 산불 원인·정확한 피해면적 조사
산림 당국은 9일 오전 삼척 72시간, 강릉 63시간 만에 완전 진화를 발표하고 뒷불 감시에 심혈을 기울였다.
강풍을 타고 재발화를 거듭했던 만큼 강릉 160명, 삼척 214명 등 뒷불 감시조를 배치하고, 헬기와 소방차, 진화차 등도 완전히 철수시키지 않고 인근에 배치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다행히 이날 오후 7시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10일 아침까지 강릉 2∼4㎜, 삼척 3㎜의 단비가 내려 재발화 걱정이 해소됐다.
당국은 뒷불 감시를 종료하고 산림청,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 등과 함께 일정 협의 후 정확한 산불 원인과 피해규모를 조사에 들어간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내렸던 산불재난 국가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하향 발령했다.
당국은 정확한 발화원인과 가해자 검거 단서 확보는 물론 정밀한 현장 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면적을 확정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강릉·삼척 산불 피해면적 327㏊는 추정면적일 뿐 정밀히 조사하면 피해면적은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327㏊는 정밀 항공측량이 아닌 진화 헬기와 드론 등에서 육안과 사진촬영으로 산출한 면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울주 산불의 경우 당초 산림피해 면적은 50㏊로 추정됐지만 이후 항공 정밀조사에서 280㏊가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면적 조사는 공중은 물론 지상에서도 함께 측정한다.
산불피해로 인해서 비가 오면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응급복구 지역이 있으면 피해면적은 더 늘어난다.
불에 그슬린 나무들도 회생 가능 여부를 봐야 하고, 민둥산은 직접 조림해서 복구할지, 자연 복구할지 등을 조사하게 된다.
특히 삼척 산불 발생지역은 소나무가 대부분으로 소나무는 불길이 한번 지나가면 대부분 고사하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 이재민 구호·산림 복구대책 추진…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도
이번 산불로 발생한 주택 피해는 강릉이 33채, 삼척은 4채다.
강릉은 민가 34채와 폐가 3채가 소실되고 삼척은 민가 1채와 폐가 3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은 총 38세대 83명이다. 삼척 1세대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강릉 이재민들이다.
홍제동 이재민 1명은 주택진화 중 허리뼈골절 부상으로 관내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주택 피해와 이재민 숫자는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재민들은 임시주거시설인 경로당 또는 친척집에 머물고 있다.
산불피해가 큰 강릉은 주택 복구 계획으로 컨테이너 30동을 임시주거시설로 설치할 계획이다.
임시주거시설 입주 의향조사 후 피해 지역 폐기물 처리와 부지 기반을 정리하고 상수도, 전기, 통신, 화장실 등 임시 주거 기반시설을 정비할 방침이다.
영구주택건립 지원도 계획 중이다. 현행법상 사유시설인 주택 복구에 대한 지원은 규정돼있지 않으나 과거 사천 산불과 루사 때 지원을 참고해 이주민 지원 규모를 중앙대책본부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산림 복구를 위해 피해목 제거와 피해 산림을 조림한다.
우선 상반기에 동계올림픽 동선 주변 피해목을 신속히 제거하고, 하반기에 그 외 지역 피해목 제거를 마무리한다.
조림은 동계올림픽 동선 가시 구역은 올 가을철 복구하고, 그 외 지역은 내년 상반기 복구한다.
강릉시는 산불의 효과적이고 신속한 수습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중앙부처에 건의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안 되더라도 재난지역에 지원되도록 힘쓰기로 했다.
또 주택 등 사유재산피해의 보상과 특별교부세 지원, 통신요금 감면, 초중고 학생 학비지원 등을 중앙부처에 지원 요청했으며, 피해 주민들 세금 감면도 지원키로 했다.
◇ 전국 각지에서 온정 손길 이어져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청 1층 로비에서는 19일까지 성금을 접수한다.
현재까지 GS25외 10개 기업과 단체 및 개인들이 생필품과 부식 등 구호물품을 보내고 있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도 강원 지역 산불피해 이재민을 위해 긴급 구호 지원을 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를 위해 산불피해 지역에 봉사단을 파견하고 금융 지원에 나섰다.
강릉의 한 다세대 주택 소유주는 이재민을 위해 공동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또 지난 6일 갑작스러운 산불로 24일 된 아기가 산모와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이재민의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아기 지원 물품이 답지하고 있다.
시는 재난안전심리지원센터 상담사 3명을 배치해 지금까지 12명을 심리 상담하는 등 이재민 심리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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