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문화 추구해야"

입력 2017-05-10 14:28  

고은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문화 추구해야"

세계지방정부연합 문화정상회의 개막 기조강연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문화'를 문화의 보편적 명제로 내세워 지방분권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고은 시인은 10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17 제2회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문화정상회의 개막식 기조강연을 통해 중앙집권적 일원주의 체제가 지방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문화를 가로막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고 시인은 "근대 국민국가와 지금의 국가주의적 무한경쟁 사회에서 대도시권 일대에 부와 문화가 집중돼 지방은 단순한 지배대상으로 전락했다"며 "문화는 중앙의 지시로 만들어지는 관제적인 제품이 아니라 지방의 삶에서 유로(流露·자연스럽게 드러나는)하는 꿈과 울음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경사회의 단일성을 중앙집권적 일원주의 체제로, 오랜 채집수렵의 유목적 복합성을 고향, 즉 지방으로 비유하면서 "'지방'이라는 단어는 '고향'이라는 다른 이름을 품고 있다. 그래서 지방은 어떤 권력도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불가침적인 '자아 이전의 자아'"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인간을 고향 상실자라고 지적한 철학의 명제는 20세기 전반 하나의 발견에 해당하며, 우리는 도시문명의 숨찬 자아의 소비공간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고 시인은 "지방의 중앙 의존현상은 중앙의 권력비대로 인해 문화의 생명력까지 천편일률의 도식으로 만들지 모른다"고 걱정하며 "한국이나 그 밖의 여러나라의 지방문제는 지방분권의 정착을 갈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는 통제가 아니라 자율, 피동이 아닌 능동, 몸의 심장"이라며 "문화는 높은 문화를 잉태하고 이런 문화정신으로 세계의 수많은 방방곡곡을 문화의 장으로 만드는 황홀한 날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