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韓 새정부 출범일에 '한미동맹 조롱' 여론전

입력 2017-05-10 17:56  

北매체, 韓 새정부 출범일에 '한미동맹 조롱' 여론전

美정부의 대화 시사·미군가족 대피훈련 거론하며 "南 가련"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관영매체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첫날인 10일 한국이 대미관계에서 '가련한 신세'라고 주장하며 한미동맹을 조롱하는 글을 잇달아 게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사 기자 명의로 게재한 '친미주구, 대결광신자들의 가련한 신세'라는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최근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고리로 대남 비난에 나섰다.

해설은 "지금껏 미국을 등에 업고 동족대결에 광분해 온 괴뢰(한국) 역적패당이 상전이 저들을 버리고 조미(북미)대화에 나서는 경우 북남관계 문제에서 완전히 밀려나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굳건한 동맹'과 '긴밀한 대북 공조'를 거론하던 한국 정부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어 '역적들이 혓바닥이 닳도록 미국과의 '동맹'을 부르짖어도 미국은 괴뢰들을 한갓 식민지 하수인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며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괴뢰들 따위는 서슴없이 차버리는 것이 바로 미국"이라고 비꼬았다.

신문은 같은 날 '북침전쟁 도발의 위험한 전주곡'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는 다음 달 주한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있는 미군 가족과 미국 민간인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한다는 점을 들어 한국을 조롱했다.

논평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핵 참화의 불을 질러놓고 저들만 살겠다고 뺑소니치려는 것이 남조선과의 그 무슨 '굳건한 동맹'을 떠드는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멍텅구리짓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 상전에게 아부 굴종하며 동족대결에 미쳐 돌아가는 것은 자멸을 앞당기는 결과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주한미군의 미군 가족 대피훈련 계획과 관련, '죽어 묻힐 곳도 없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노동신문과 거의 유사한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의 이런 주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국면에서 한미동맹을 깎아내려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전을 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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