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기술·구단 정책·훈련 방법·코치 임무 등 수록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감독 출신 염경엽(49) SK 와이번스 단장은 정규리그 개막 직전이던 3월 말 코치들과 구단 실무 고위 직원들에게 책 한 권씩 나눠줬다.
구단의 정책과 방향, 코치의 임무, 야구 기술, 훈련 방법 등을 망라한 일종의 매뉴얼이다.
코치, 감독, 구단 운영팀장 등 야구단의 핵심 보직을 거치며 방대한 분량으로 정리한 자신만의 '야구 노트'에서 염 단장이 필요한 내용을 발췌해 구단 관계자들과 공유한 것이다.
염 단장은 스프링캠프에서 초본을 코치진에게 보여준 뒤 이들의 제언 등을 포함해 최종본을 제작했다.
염 단장은 "SK만의 색깔 있는 야구, 시스템에 기반을 둔 야구를 해보자는 뜻에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10일 설명했다.
올해로 출범 36년 차를 맞이한 KBO리그의 각 구단은 그간 프로야구 시장의 팽창에 맞춰 외형상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팀 문화, 고유의 시스템 구축과 같은 내실 다지기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성적에 매몰돼 사장, 단장, 감독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숱하게 바뀐 탓에 장기 구단 운영 계획을 짤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실정에서 SK가 시도하는 매뉴얼 공유는 시스템 야구의 정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온다.
SK의 한 관계자는 "3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제작해왔으나 시스템으로의 정착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결국 루틴(규칙적인 활동)이 모여 매뉴얼이 되고, 매뉴얼이 모여 한 구단의 시스템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가 올해 최초로 퀄리티 컨트롤(QC) 코치를 신설하고 트레이 힐만 감독의 요청으로 라일 예이츠(63)를 QC 코치로 영입한 것도 시스템 야구 정착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QC코치는 영상과 통계를 분석해 경기 운영 전략을 짜고, 팀이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일종의 종합 코치다.
예이츠 코치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보비 밸런타인 감독과 함께 투수코치로 손발을 맞췄다. 미국 대학 야구 감독은 물론 마이너리그 코치와 감독,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재활군 코치와 스카우트도 지냈다.
SK에서는 전력 분석과 함께 선수 지도를 하고 비시즌에는 스카우트 노릇도 한다.
SK 구단은 예이츠 코치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한 여러 자료가 선수는 물론 구단에도 이롭다고 판단해 그와 장기 계약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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