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기업문화 현대화하고 아시아서 걸맞은 역할해야" 제언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신장이 기대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FT는 이날 '한국이 신선한 얼굴과 개혁을 선택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의 정치상이 놀라운 경제 개발 속도에 못 미친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인권변호사 출신 야당 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대통령의 등장으로 혼탁한 정치문화 정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저조한 경제의 생산 잠재력 강화, 대북 문제에 있어 좀 더 적절한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외교정책 구축을 추진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FT는 여러 현안 가운데서도 대북 외교에 가장 큰 불확실성과 위험이 공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있어 더 큰 목소리를 내길 원한다면 미국과의 공고한 연결고리를 끊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정치와 기업에 만연한 정실인사 문제를 척결하기 위해선 우선 부패 혐의를 받는 기업 인사에 대한 통상적인 사면부터 끝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제에서도 공정한 법 집행에 따라 기소됐다면 그를 구하기 위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FT는 정권에 비협조적인 예술인을 겨냥한 블랙리스트 작성 같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밀스럽고 권위주의적인 결정 방식에도 혁신을 당부했다.
FT는 또 세계를 휩쓴 포퓰리즘의 물결이 이번주 아시아에서 '반가운 후퇴'를 했다고 평가하면서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대선까지의 기간은 한국의 정치적 강점이 그 취약점을 이겨내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줬다고 평했다.
평화적인 집회를 거쳐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고 정권 교체를 이룬 대선까지 각 단계가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FT는 문 대통령이 이런 한국의 강점을 이용해 정치와 기업 문화를 현대화하고 아시아 안에서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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