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이익 기록하며 세계금융위기 직전 2007년 수준 '호황'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반도체 관련 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음이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사물인터넷(IoT) 확산과 동영상 전송 서비스 보급으로 데이터 용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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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도체 관련 6개사가 10일까지 공개한 2017회계연도(2017년4월~2018년3월) 실적 예상치를 보면 6곳 가운데 3곳이 최고경상이익을 예상했다.
도쿄일렉트론은 2016회계연도에 9년 만의 최고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17회계연도 연결경상이익도 2천160억엔으로 전년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 가와이 도시키 사장은 4월 28일 결산설명회에서 "앞으로도 (반도체나 장치)시장은 확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제조장치업체 디스코와 SCREEN홀딩스도 경상이익이 최고가 될 전망이다.
일본 반도체제조장치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과 3월 일본 관련 업체의 반도체제조장치 수주액은 1천800억엔을 넘으며 과거 최고였던 금융위기 전의 2007년 2월(1천955억엔) 수준에 육박했다.
반도체 호황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소개했다. 반도체장치 세계 1위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2016년 11월부터 지난 1월 사이에 사상 최대인 42억달러(약 4조7천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세계 2위 네덜란드 ASML은 1∼3월 매출이 전년 대비 45% 늘어난 19억유로(약 2조3천억원)였다. 이런 수주 급증에는 데이터 기억장치에 사용되는 NAND형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인구가 늘고 일상생활에서 IoT화가 급진전하면서 보존이 필요한 디지털 데이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슈퍼 호황의 배경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고성능 서버를 수천대 규모로 도입하는 데이터센터의 건설이 잇따르고, 데이터 격납고 역할을 하는 메모리는 제품 부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폰도 대용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로부터 고속처리가 가능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로 전환해 보관하는 흐름에 SSD를 구성하는 플래시메모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순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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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요증가에 따라 반도체업체는 거액 설비투자가 한창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 TSMC, 미국의 인텔 등 '반도체 빅3'는 연간 1조엔(약 1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반도체의 수요변동 파동은 지금까지 '실리콘사이클'이라고 불리며 수 년 간격으로 부침을 되풀이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실리콘사이클 순환이 과거의 것이 되었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노무라증권 와다키 데쓰야 시니어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에 대해 반도체 수요 호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 있다"고도 진단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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