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주최 '싱글맘의 날 콘퍼런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임신을 한 미혼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정부가 원스톱상담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옥주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7회 싱글맘의 날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신 교수는 미혼모가 출산 전에는 낙태를, 후에는 유기나 입양을 고민하는 '임신갈등'을 예방하려면 체계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입법례에 따라 상담 중심으로 임신갈등을 예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면서 "법률, 보건, 교육, 고용, 심리 등 각 문제영역의 갈등이 한 상담소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원스톱상담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임신갈등은 초기 단계부터 상담이 시작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초기부터 광범위한 법률적, 실무적 지원 정보를 제공하고 심리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산 단계에서부터 아동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법적 장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신적인 지원을 한다면 유기 등 극단적 선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 교수는 또 "여성가족부 안에 콘트롤타워를 두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한부모가족지원센터 등을 거점상담소로 삼아 유기적인 상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동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법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희경 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은 토론에서 "출산의 합법성을 결혼제도 틀 안에서만 인정하는 가족주의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강하다"면서 "미혼모 가정이든 입양 가정이든 재혼 가정이든 아이들이 누릴 혜택과 권리, 그런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양육자에 대한 지원에서는 어떠한 차별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미혼모의 '영아살해 및 유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은희 대구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영아유기는 부도덕한 개인의 일탈이라거나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인식은 옳지 않다"며 "미혼모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왜 그런 일을 할 수밖에 없는지 논의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주관,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 등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권미혁·금태섭 의원,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 등도 참석했다.
권 의원은 "아직 (미혼모 인권 등) 개선이 더딘데 새 정부가 미혼모 정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도록 전국의 미혼모와 관련 운동 활동가들이 강하게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주최측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평화광장에서 '싱글맘의날 인권 캠페인'을 열고 4㎞ 걷기, 피켓 만들기 등 행사를 통해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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