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건물 지붕을 위장용 페인트로 덮어 은폐하려는 흔적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풍계리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갱구에서 남쪽으로 6㎞ 떨어진 지휘통제소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포착됐다.
지휘통제소 본 건물 3채 중 2채 지붕이 위장 페인트로 뒤덮였다. 이런 페인트칠은 군사 공습 시 대비되는 무늬로 건물 윤곽선을 뭉개려는 수동적인 방어 수단이다.
가장 작은 건물의 지붕은 다목적 위장 페인트로 칠해졌다. 고유 색상은 푸르스름한데 적외선 이미지로 보면 주변 초목과 뒤섞인 것처럼 보인다.
이는 외국의 핵실험장 관측·감시 역량을 약화하려고,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일부 핵심 건물을 보호하려는 시도라고 38노스는 설명했다.
과거에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위장 페인트가 포착된 적이 있다. 2011년 주요 관리시설 구역의 모든 건물 지붕이 위장 페인트로 덮였으나 점점 색이 바랬다.
2006년 11월 북한의 첫 핵실험 전에는 갱구 구역에서 간헐적으로 위장용 그물이 관측됐다.
38노스는 핵실험장 시설 위장에 애쓰는 북한의 움직임을 두고 "북한이 하늘에서 하는 (핵실험장) 관측과 감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를 더 어렵게 만들려고 시도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몇 주간 핵실험 준비 움직임이 관측된 북쪽 갱도 주변에서는 낮은 수준의 활동이 이어지며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장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갱도에서 물을 빼내는 작업은 계속됐으나 나머지 구역은 지난 몇 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주요 관리시설 구역에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았으며 지난 3일 목적이 불분명한 어두운색 차량 한 대만 보였다.
서쪽과 남쪽 갱도에도 인식 가능한 활동이 보이지 않았고 차량이나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갱구와 지휘통제소를 잇는 길에도 차량이 없었다고 38노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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