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중 교역규모 14년새 22배 급증…대미 교역 3배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야심적인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교역량이 급증하는 아프리카를 끌어들이기로 하고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일대일로 계획 발표 때 아프리카를 대상지로 포함하지 않았지만, 2015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아프리카 지도자들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10개의 새로운 제휴 사업을 위한 600억 달러(약 67조7천040억 원) 지원을 약속하는 등 아프리카 껴안기에 나섰다.
중국은 현재 수에즈 운하의 관문에 있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카메룬에 심수항을 건설하고 있다.
또, 중국은 아프리카 서부와 북부 해안에 있는 세네갈과 가나, 가봉, 튀니지 등에도 항구를 건설하고 있거나 건설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 말까지 아프리카에 34개 발전소와 9개 항구, 14개 공항, 11개 다리, 스포츠 경기장을 건설했으며 3천200㎞의 철도와 총연장 3천530㎞의 도로를 완공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은 원유의 20% 이상을 아프리카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1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창할 때 적극적으로 구호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에 포함된 중동과 중앙아시아와 달리 아프리카에서 이미 경제적, 지정학적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러한 연계가 동남아시아나 동유럽, 인도아대륙 등 다른 지역 대부분보다 아프리카에서 일대일로가 성공할 기회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아프리카 간 교역규모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장관급 회의가 시작된 2000년 100억 달러(약 11조2천870억 원)에서 2014년 2천200억달러(248조3천140억 원)로 22배 급증했다.
반면 미국과 아프리카 간 교역규모는 2008년 1천420억 달러에서 730억 달러로 반감하며 중국·아프리카 간 교역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쉬웨이중 아프리카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아프리카의 기반시설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와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이 일대일로를 위한 좋은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립외교 정책을 펴고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 삭감을 추진하는 점도 중국의 일대일로가 아프리카로 확대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윈 쑨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 계획을 보면 아프리카가 우선순위가 아닌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아프리카가 중국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과 안보 우려가 중국의 일대일로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아프리카의 정치적 불안이 더 확산했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의 6대 경제 대국 모두 경제 성장 둔화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중국 런민(人民)대 팡중잉(龐中英) 국제정세 전문가는 중국이 늘어나는 도전에도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지키면서 아프리카가 새로운 발전과 번영 경로를 찾도록 돕겠다는 약속을 지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중국이 프랑스와 영국 등 과거 아프리카 식민지를 거느린 국가들과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케리 브라운 라우차이나인스티튜트 소장은 아프리카가 거의 불가피하게 중국 자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중국이 아프리카를 자국 전문가보다 더 잘 아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인사들과 더 깊이 협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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