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해 질 녘 바다에 거친 파도가 몰아친다. 수면 위에 자그마한 섬이 솟아 있고, 배는 물살에 휩쓸려 간다. 배에는 커다란 야자나무나 파인애플, 동물이 실렸다. 사실적인 듯하면서도 허구적인 풍경이다.
사진작가 원성원(45)은 이 작품에 '언론인의 바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수많은 사진을 찍어 콜라주 기법으로 한 장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그는 바다를 사회적 이슈, 섬과 배를 언론이라고 설명했다. 언론마다, 기자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종로구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에서 11일부터 열리는 '타인의 풍경'은 원성원이 기자, 약사, 공직자 등 다양한 직업을 사진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작가는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원래부터 무언가를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다"면서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3년 동안 직업을 풍경으로 나타내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친절하고 상냥한 작품을 선보이려고 애썼지만, 이번에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직업을 바라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언론인의 바다'처럼 각각의 직업에 주제를 부여했다. IT 전문가는 물에 휩쓸리는 풀, 교수는 바람이 부는 들판, 연구원은 물 위에서 자라는 선인장, 금융인은 황량한 돌산, 약사는 수많은 열매가 달린 나무, 공직자는 차가운 얼음 기둥으로 표현했다.
전시에는 직업을 소재로 한 사진 작품 7점 외에도 드로잉 4점이 나왔다.
그는 "미술 작가라는 직업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먹고사는 수단으로서의 직업은 모두 고단하다"며 "경험해 보지 못해서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직업들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 02-541-5701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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