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인연'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면담…"가족 바람 청와대에 전달"
"청와대 가보니 이삿집 간 것처럼 어수선" 소감도 밝혀
(목포=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11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세월호 가족뿐만 아니라 전남도 전체를 버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진다. 울보가 돼 가고 있다"고 작별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후보자는 오는 12일 전남지사 퇴임식을 앞두고 지난 3년여간 도백으로 인연을 맺어온 세월호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위해 목포 신항을 찾아 "9명 미수습자 모두를 찾은 뒤 총리실에서 만나자"는 가족의 덕담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자의 언급과 관련해 한 배석자는 "지사 시절에는 도정이나 세월호 지원에 충분한 관심을 가졌지만 총리가 되면 국정 전반을 살펴야 하는 관계 로 혹시 소홀해질지 모른다는 아쉬움을 드러낸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성질대로 해수부에 전화해 가족의 요구를 반영하고 싶지만, 그러면 아직 '수험생'에 불과해 대외적으로 좋지 않게 비취질 수 있다"며 "도지사 때는 상대적으로 책임이 크질 않아 가족들을 자주 보살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세월호와 관련한 발언을 비춰보면) 굉장히 애정이 있으신 분이다"며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이 9명의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가족들을 만나 재확인 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손편지를 대통령에게 전해달라며 건네자 즉각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직접 전달해 드리려면 이삼일이 걸리니, 팩스로 비서실장에게 전달하고, 퀵서비스로 청와대에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제 청와대 가봤더니, 이삿짐 나고 드는 집처럼 굉장히 어수선했다"며 "위만 있지 밑에는 혼란스러운 그런 상태다"고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이 후보자가 비록 후보자 신분이지만 총리가 되면 ▲ 미수습자 9명 수습 약속 ▲ 수색 방안 개선 ▲ 2기 특조위에 미수습자 입장 반영 등 에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후보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두 달여 뒤에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뒤 진도 팽목항에서 목포 신항까지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수십 차례 현장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지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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