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속도 줄이지 않고 추돌…경찰 "졸음운전 사실상 인정"
(평창=연합뉴스) 이재현 박영서 기자 = 11일 고속버스가 앞서 가던 승합차를 그대로 들이받아 노인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영동고속도로 사고는 작년 7월 42명의 사상자를 낸 '평창 봉평 터널' 참사와 매우 흡사하다.
이날 오후 3시 28분께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173.6㎞ 지점에서 고속버스(운전자 정모·49)가 앞서 가던 스타렉스(운전자 윤모·64)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김모(70·여) 씨 등 노인 4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5중 추돌사고로 20대 여성 4명이 숨지는 등 42명의 사상자를 낸 평창 봉평 터널 참사와 흡사하다.
당시 사고를 낸 관광버스는 봉평 터널 전 오르막 구간 1차로를 시속 91㎞로 질주해 그대로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해 참사로 이어졌다.
관광버스 운전자는 경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신이 몽롱한 반수면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 고속버스가 앞서 가던 승합차를 달리던 속도 그대로 추돌한 사고는 당시 봉평 터널 참사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영동고속도로 버스-승합차 추돌사고 CCTV 동영상[https://youtu.be/u54GB41_hyk]
도로공사 CCTV에 포착된 사고 영상을 보면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173.6㎞ 지점을 운행하던 차량 3∼4대가 다소 오르막 구간의 2차로를 약간 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차로를 주행하던 고속버스는 서행 차량과 달리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진행 속도 그대로 주행하다가 60∼70대 노인 등 9명이 탄 스타렉스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이후에도 고속버스는 스타렉스 승합차를 20∼30여m를 끌고 가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이 사고로 승합차 뒷부분은 사고 충격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졌다.
경찰은 "CCTV 동영상 등을 토대로 고속버스 운전자를 상대로 조사했다"며 "고속버스 운전자가 사실상 졸음운전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속버스 운전자 정 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하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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