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국제축구연맹(FIFA)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 정착촌에서 활동하는 6개 이스라엘 축구팀의 불법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열린 총회에서 올해 10월27일 인도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이를 표결에 부칠지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 축구계는 애초 이번 총회에서 이 문제를 결론지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팔레스타인축구협회(PFA)가 문제 삼는 이스라엘 6개 팀은 서안 정착촌에 있는 세미프로 구단과 성인 및 어린이 아마추어 구단으로 모두 이스라엘 하위 리그에 소속돼 있다.
팔레스타인은 2015년부터 정착촌 축구팀을 문제 삼으며 FIFA에 결단을 압박해왔다.
FIFA 규정은 한 국가가 타국의 영토 안에 축구단을 창단하는 것을 금지하다. 또 그 축구단이 해당국의 동의 없이 자국 리그에 출전토록 허가하는 것도 금지된다.
팔레스타인 측은 바로 이 조항을 정착촌 축구단에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정착촌 축구단의 자국 리그 출전을 금지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자체가 FIFA의 자격정지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지브릴 라주브 PFA 회장은 총회에서 "여러분 중 누구도 자기 영토에 허가 없이 다른 나라 축구 클럽이 활동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클럽이 우리 영토에서 경기하지 못한다는 권리가 인정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축구협회(IFA)는 이에 대해 FIFA의 영토 규정의 의무사항이 아니고 국경이 영구적인 게 아니라면서 FIFA 총회가 의제로 삼지 말고 현상 유지해야 한다고 반박해 왔다.
오페르 에이니 IFA 회장은 "국경을 획정하는 건 FIFA의 소관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 측이 이 사안을 정치적 영역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은 단순히 축구 리그에 그치지 않고 FIFA가 이스라엘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국제적으로 불법으로 인식된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촌을 정당화한다는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는 탓에 매우 예민하다.
인판티노 회장도 이날 총회 뒤 "평화적인 해법을 찾으려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착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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