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FBI국장 해임 파문 확산일로…민주 일각 트럼프 탄핵 거론

입력 2017-05-11 23:43  

코미 FBI국장 해임 파문 확산일로…민주 일각 트럼프 탄핵 거론

민주 상원의원 "가능성 극히 낮긴 하지만 탄핵절차로 이어질 수도"

공화 일각도 코미 해임 비판…FBI는 물론 법무부 내부도 일부 동요

법무부 부장관, 해임건의 주도자 지목에 '사퇴' 위협하며 강력 반발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사건의 파문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 일각에서 이번 사건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해임한 '토요일 밤의 학살'에 비유하는 것을 넘어 탄핵 가능성까지 공개 거론하면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혼란스러운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멘털(코네티컷)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CNN 방송 인터뷰에서 "코미 해임은 과거 대법원까지 갔던 '미국 vs 닉슨' 사건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면서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탄핵절차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미 국장 해임과 관련해 탄핵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블루멘털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럴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지만, 탄핵이라는 표현 자체가 나왔다는 것은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불법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수사 총책임자인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비판과 압박에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코미가 해임돼야 한다는 사실을 포함한 최악의 상황들을 언급했지만, 지금은 매우 슬픈 척 연기하고 있다"며 비판한 데 이어 11일에도 민주당 인사들의 과거 코미 비판 및 사퇴 촉구 발언을 편집한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민주당에 대대적 반격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12일 워싱턴DC에 있는 FBI 본부를 찾아 동요하는 직원들을 다독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논란 수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도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일축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특검 관련 질문에 "특검은 필요 없다. (러시아 의혹과 관련된) 이 사건을 조사하는 그룹들이 이미 많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과 제이슨 샤페츠(공화·유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을 필두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코미 해임 사건의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FBI는 물론이고 법무부 내부에서도 일부 동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강골 검사' 출신인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자신이 코미 해임을 건의한 인물로 백악관에 의해 공개 지목되자 사퇴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해임으로 취임 후 최대 위기를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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