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 잡는 秋, 곳곳서 충돌…초기 당청관계 순항할까

입력 2017-05-12 12:00   수정 2017-05-12 13:24

'그립' 잡는 秋, 곳곳서 충돌…초기 당청관계 순항할까

인사추천委 추진…"당청 인사논의 시스템화" vs "대통령에 부담"

'김민석 사무총장 카드' 거론…"黨 전면쇄신" vs "인위적 물갈이"

'黨 체질개선' 명분…"평지풍파·좌충우돌" 내부선 '부글부글'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5·9 대선으로 승리해 집권여당이 된지 사흘도 되지 않아 인사쇄신과 당청관계를 두고 내부 이견이 불거졌다.

특히 민주당이 12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국무위원 추천 기구를 당에 설치해 인사 부분에서의 당청관계 시스템을 정립하겠다고 나서자, 일각에서는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인선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 이런 의견대립이 나오는 것에 대해 당 안팎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추미애 대표가 '전면 인사쇄신' 카드를 꺼내들고 당 쇄신에 대한 '그립'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무총장 등 특정인 교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인사추천위 설치안…"당청 인사논의 시스템화" vs "이런 민감한 때…" = 지도부 내에서 이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추미애 대표 등이 국무위원 등을 추천하기 위한 당내 기구인 '인사추천위원회' 설치를 추진하면서부터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인사와 관련해 당과 상의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인사에 관한 당청 소통을 시스템화하기 위한 기구라는 게 추 대표 측의 설명이다.

또 이처럼 당과 원활하게 상의하는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이 청와대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 추 대표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당내 일각에서는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인선에 속도를 내는 민감한 시점에 당에서 '지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오히려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당의 이런 움직임이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당청 관계가 삐걱거릴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뒤에서는 추 대표가 청와대 비서진으로 특정인을 추천했다는 소문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추 대표 측에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추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 대표는 청와대 비서진의 인사에는 절대 누구를 추천하거나 반대한 일이 없다. 그럴 생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이 추천만 하겠다는 것이고, 이를 꼭 받아들이라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이 기구를 설치하지 말자는 것은 입각을 원하는 인사들이 청와대에 개별 로비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 역시 "지도부 내에서는 민감한 사안일 수 있으니 비공개로 기구를 운영하자는 정도의 얘기만 나왔다. 이 문제로 지도부 내에서 대립하고 있다는 지적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 대표가 자기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비선을 통한 인사전횡을 막기 위해 당의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지난 3월 이미 당헌 당규를 개정하며 명시가 됐던 일이고, 선거 전에는 추 대표가 문 대통령을 만나 양해를 구한 사안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를 열어 인사추천기구 설치를 위한 중앙위 개최안을 심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기구 설치에 대한 찬반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김민석 사무총장설' 인사쇄신 카드에 충돌…"黨 전면개혁" vs "특정인 챙겨주기" = 인사추천위 문제와 함께 추 대표가 꺼내든 인사쇄신 카드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서 "중앙당의 역량 강화 및 쇄신이 필요하다"며 "신속하고 질서 있는 전면적인 인사쇄신을 당대표 비서실 및 주요 당직부터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취지와 달리 당내에서는 추 대표가 특정 자리를 염두에 두고 '물갈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추 대표가 이미 안규백 사무총장에 대한 경질을 시사했고, 그 자리에 선대위 상황본부장이었던 김민석 전 의원을 앉히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곳곳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안 사무총장은 현재 휴대전화를 끄고서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상태다.

그러나 추 대표 측에서는 전혀 사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사무총장을 경질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무직 당직자들을 전면적으로 개편하자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 역시 "이제 집권당으로서 체질개선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새로운 각오로 일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당 대표 고유의 권한으로 인사쇄신과 전면 개편을 하는 것인데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잡음이 계속되면서 당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마치 내분이 시작되는 듯한 모습이 노출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여당이 되자마자 좌충우돌하는 모습"이라며 "당이 모처럼 대선 승리 이후 하나로 뭉쳤는데, 괜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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