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회 5실점 모두 반스 실책으로 인해 비자책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4이닝 8피안타 7사4구 5자책 10실점.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야구선수로 데뷔한 뒤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남긴 성적이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101개를 던지고도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고, 위기 때마다 고비를 넘지 못하고 적시타를 맞았다.
포수와 호흡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다저스는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를 류현진의 '짝'으로 붙여줬다.
지난달 19일 콜로라도전에서 반스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류현진은 당시 6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승리는 하지 못했어도 올해 처음으로 6이닝을 채운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과 반스는 계속 엇박자를 냈다.
류현진은 반스가 요구한 곳으로 던지지 못했고, 반스는 치명적인 실책으로 투수를 힘들게 했다.
특히 2회말이 뼈아팠다. 류현진은 0-2로 끌려가던 2회말에만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5실점 했다.
그런데 5실점 모두가 비자책점이다. 포수 반스의 실책 때문에 내준 점수이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2회말 무사 1루에서 투수 제프 호프먼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호프먼의 번트 타구는 다소 짧았고, 반스는 1루가 아닌 2루를 노렸다.
판단은 나쁘지 않았지만 송구가 나빴다. 반스의 송구가 벗어나며 1사 1루가 아닌 무사 1, 2루가 됐다.
류현진은 찰리 블랙먼과 DJ 르메이유를 돌려세워 투아웃을 잡은 뒤 무너졌다. 놀런 아레나도에게 2루타, 마크 레이놀즈에게 단타, 카를로스 곤살레스에게 2루타를 연달아 내줬다. 순식간에 점수는 0-7이 됐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류현진에게 있다. 야수가 실책할 때마다 투수가 흔들리면 팀은 이길 수 없다.
게다가 류현진은 4회말 사4구와 보크까지 남발하며 무너져 추가 3실점 했다.
사실 2년 동안 재활만 하다 이제 갓 빅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은 팀 백업 포수 반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
둘이서 언제 다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출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딱히 포수를 가리는 유형의 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스와 '재결합'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2006년 프로데뷔 후 최악의 경기를 한 류현진이 다시 선발투수로 오르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날 경기에서 문제로 드러난 것들을 보완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포수 반스와의 대화도 빼놓으면 안 된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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