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명이라도 단절된 학업 이어갈 기회얻도록 도울 것"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의정부지법이 보호소년(비행소년)에게 처벌보다 기회를 줘 재비행을 예방하고자 전국 법원중 최초로 운영한 '공부방'이 결실을 거뒀다.
의정부지법은 지난달 8일 치러진 경기도교육청 2017년 제1회 검정고시에 보호소년 6명이 응시해 중졸 1명, 고졸 4명 등 총 5명이 합격했다고 12일 밝혔다.
한때의 방황으로 중학교를 중퇴한 A(17)군은 이번 검정고시에 합격해 중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했다.
전국소년체전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만큼 유망한 선수였던 A군은 중학교 2학년 때 반항심에 운동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중 도둑질을 하다 지난해 3월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았다.
A군은 잘못을 후회하며 검정고시로 실수를 만회하기로 마음먹은 뒤 법원 공부방에 참여해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 고등학교에서 또래와 다시 공부할 기회를 얻었다.
B(18)군은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B군은 무면허 운전과 폭행 등으로 두 차례 보호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의 선처 후 공부방에 참여, 결국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의정부지법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보호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지난 1월부터 청사 구내식당을 활용, 공부방을 운영했다.
전국 법원 최초이자 소년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개설된 사이버 학교인 '희망의 학교' 과정의 하나로, 소년부 신동주(연수원 36기) 판사가 주도했다.
의정부지법은 비행소년에게 보호관찰 처분하면서 특별준수사항으로 희망의 학교 수강을 명령했고 그러다 보니 강제성도 띄었다.
공부방은 매주 화·목요일 오후 7∼9시 중졸·고졸반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처음에는 종졸반 3명, 고졸반 7명 등 10명이 참여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50명 가까이로 늘었다.
의정부지법은 두 차례가 모의고사를 치러 시상하면서 공부 의지를 북돋웠고 대학생, 공익근무요원, 공무원 등 자원봉사자 7명이 과목을 나눠 공부를 도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 사정과 불성실 등으로 공부방 출석 보호소년들이 점차 줄었고 결국 이번 검정고시에는 착실하게 준비한 중졸 1명, 고졸 5명 등 6명만 응시했다.
의정부지법은 공부방 출석이 보호관찰 특별준수사항이었던 만큼 제대로 참석하지 않은 보호소년을 처벌할 방침이다.
법원 관계자는 "희망의 학교와 공부방이 시작 단계이다 보니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검정고시에 응시했다"며 "그러나 단 한 명의 보호소년이라도 실수를 만회해 단절된 학업을 이어갈 기회를 얻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