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조만간 국내에도 생리컵이 정식으로 수입돼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생리컵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으며, 의약품 당국으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지 못해 제조 또는 수입이 불가능했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생리컵을 만들거나 수입하려는 업체 5∼6곳과 상담을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한 수입업체가 곧 수입허가 사전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이 업체가 낸 수입허가 신청자료를 토대로 사전검토 기간(55일)에 국내에 들여오려는 생리컵 제품이 안전한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문제가 없으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사전검토허가서를 발급해줄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전검토 단계를 거치면 공식 수입허가 절차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전검토와 정식 수입허가단계(법정 처리기한 25일)를 무사히 밟으면 이르면 7∼8월께 국내에서도 생리컵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식약처 안팎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낼 수 있는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이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편리하고 위생적이며, 개당 2만∼4만원대로 저렴하다는 장점 덕에 이미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는 대중화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지난해 저소득층 청소년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속옷에 덧대 쓴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생리컵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식약처의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 없기 때문에 국내 판매가 원천적으로 금지돼 왔다.
지난 3월에는 교회 내 성차별 등을 연구하는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개발원)이 공동구매로 프랑스에서 생리컵 500개를 주문해 국내에 들여오려다 실패했다. 공동구매를 했더라도 대량으로 들여오면 '판매'로 여겨져 법적 조처를 당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관세사들이 생리컵 수입신고 대행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공항에서 통관을 대기중이던 생리컵은 프랑스로 반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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