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국 새 대통령 反美 아냐…동맹내 독립성 추구할뿐"

입력 2017-05-12 16:13  

외신 "한국 새 대통령 反美 아냐…동맹내 독립성 추구할뿐"

디플로매트 "北문제 해법의 공은 미국으로, 가치있는 파트너 증명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동맹의 틀 안에서 독립성을 추구할 뿐 반미 성향을 띠지는 않는다는 해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매트는 10일(현지시간) '그렇지 않다. 한국의 새 대통령은 반미주의자가 아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 시대의 대북 정책과 한미 관계를 중점적으로 짚었다.

디플로매트는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전임자와는 다른 렌즈로 볼 것이며 대북 정책을 펴나가는 데서 온도차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매체는 한미간 충돌을 우려하기도 했고,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트위터에 "한국이 반미 대통령을 뽑았다"고 쓰기도 했다.

디플로매트는 그러나 문 대통령이 반미주의자로 묘사될 수는 없다며, 대선 직전에 문 대통령이 WP와 인터뷰한 내용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두 나라(한국과 미국) 간 동맹은 (한국) 외교와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라며 "한국은 미국 덕분에 국가안보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푸는데 독자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도 줬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의 새 대통령이 동맹 내에서 더 많은 독립성을 추구하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반미주의자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정상이 마주한 상황이 한미가 대북 정책에서 엇박자를 낸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선언하며 대립각을 세운 반면 한국에선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이란 포용정책을 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은 노무현 정부가 그대로 이어받았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권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디플로매트는 한미 관계의 시계추가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시간을 주고 어떤 정책을 펴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미 관계의 향배를 가를 가늠자로는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로 나서기 전에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디플로매트는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두고 이전 입장으로 되돌아가는 건 한미 관계에 긴장을 불러올 직접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인터뷰를 볼 때 문 대통령이 사드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플로매트는 또 "미국에 굽신거리지 않는 한국의 첫 번째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한 노무현 전 대통령만큼 문 대통령이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점점 강해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을 고려할 때 햇볕정책을 재도입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문 대통령은 미국과 대북 문제를 놓고 가감 없는 대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국민이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 대북 정책 실행 등의 권한을 문 대통령에게 준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할 공은 이제 미국으로 넘어간 셈이라고 디플로매트는 분석했다.

문 대통령이 평지풍파를 일으킬 목적으로 정권을 잡은 게 아니므로 미국이 그에 맞는 호의로 답해야 하고 한국의 가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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