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위한' 작곡가 "억눌린 민주주의 열망, 9년만에 제자리에"

입력 2017-05-12 16:01  

'님을 위한' 작곡가 "억눌린 민주주의 열망, 9년만에 제자리에"

김종률씨 "정부기념식 '제창', 5·18 정신 인정 여부와 직결"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고위층도 이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잘 알 텐데. 기념식 제창을 막으며 5·18 정신 자체를 덮으려 한 것 같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5·18 기념식에서 '님(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한 데 대해 이 곡의 작곡가인 김종률(59)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12일 "이제야 역사가 순리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정부가 지난 9년간 공식 기념식 제창을 배제함으로써 5·18 정신이 담긴 곡을 부인하고 억압하다가 다시 인정했다"며 "법적인 손질을 거쳐 공식 기념곡 지정도 곧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일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부터 기념식에서 제창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2년차인 2009년 국가보훈처에서 국론분열 우려를 이유로, 합창단의 공연에 맞춰 원하는 참석자만 따라 부르는 합창 형식으로 부르도록 해왔다.

김 사무처장은 "당시 정부가 박승춘 전 보훈처장을 앞세워 '님'이 김일성이고 '새날'은 북한 주도로 적화통일되는 날이라는 일부 극우보수논객의 주장을 상당수 여론인양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작사가 황석영씨의 방북 이력과 이 노래가 북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점을 토대로 이 노래를 북한 및 반정권 단체 관련곡으로 치부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서빙고 보안사에서 고문당할 때 쓴 시 '묏비나리'에서 유래했다.

소설가 황석영씨가 '묏비나리'를 개작해 만든 가사에 당시 전남대생이던 김종률 사무처장이 곡을 붙여 1982년 완성됐다.

김 사무처장은 "노래를 만들고 9∼10년 지나 황석영씨가 북한에 갔고 윤희상씨가 제 곡을 허락없이 북한 영화에 차용했던 모양"이라며 "북한에서 마음대로 노래를 사용한 것을 놓고 북한 찬양곡이라고 하면 '아리랑', '우리의 소원'도 종북 노래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사무처장은 "곡을 직접 작곡한 사람으로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노래이자 5·18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이 박제된 예술로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생활 속 예술로 자리잡도록 여러 장르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포부를 함께 밝혔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클래식 교향곡으로 만들고 몇년 전부터 기획 중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주제로 한 뮤지컬의 전 세계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 정권 때부터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예산 2억∼3억원을 투입해 내년 기념식 또는 그 이전에 클래식 교향곡 초연 공연을 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프랑스 혁명을 주제로 한 레미제라블과 같은 뮤지컬도 만들어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많은 시민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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