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한다…삼성, 파운드리사업 독립

입력 2017-05-12 16:58   수정 2017-05-12 17:00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한다…삼성, 파운드리사업 독립

자율주행차·인공지능·사물인터넷 구현에 핵심 될 반도체 대응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도 같은 맥락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급팽창하고 있는 시스템LS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처방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시스템LSI사업부 내의 한 팀이었던 파운드리 사업을 독립적인 사업부로 격상시키기로 한 것이다.

시스템LSI는 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구분해 비(非)메모리 반도체로 통칭하기도 한다.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 같은 연산 기능부터, 스마트폰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이미지·음성 센서, TV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통신칩 등 다양한 정보처리 기능을 수행한다.

시장 규모도 메모리 반도체보다 3∼4배, 많게는 10배 정도 크다고 본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구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일례로 자율주행을 위해 다양한 영상·음성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판독한 뒤 속도를 더 낼지, 또는 급제동할지 등을 판단하는 일까지 모두 시스템 반도체가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IoT 구현에 필수적인 통신칩이나 각종 센서도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다.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 업종이자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으로 반도체가 지목되는 이유다.

다만 시스템LSI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그 종류도 사실상 무한하고, 규격이나 성능도 실제 탑재될 제품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똑같은 이미지센서라 해도 구현하려는 성능이나 어떤 제품에 장착할지에 따라 요구되는 크기, 스펙 등이 제각각이란 것이다.

말하자면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여서 소수의 시스템LSI 업체를 제외하곤 대부분 반도체 설계만 직접 하고, 실제 반도체 생산은 위탁을 맡긴다.

일종의 분업 체계로, 각자의 전문 역량에 집중해 효율성을 키우는 구조인 셈인데, 반도체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업체를 팹리스(fabless), 이들 팹리스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파운드리라고 부른다.

GPU 업계의 최강자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나 통신·AP칩 업체로 유명한 미국 퀄컴, 지난해 7월 손정의 사장의 소프트뱅크가 약 35조원에 인수해 화제가 된 영국의 사물인터넷 반도체 기업 ARM홀딩스 등이 대표적인 팹리스 업체들이다.

반면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나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지난해 퀄컴이 인수한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반도체, 독일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 등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한다.

파운드리 시장의 업계 1위는 대만의 TSMC로,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가는 AP를 위탁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어 대만의 UMC,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F), 삼성전자가 2∼4위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을 사업부로 독립시킨 것은 이런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몇몇 고객사, 즉 팹리스들로부터 사업부 분리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사업부와 반도체 설계도를 받아 생산하는 사업부가 한 사업부(시스템LSI사업부) 안에 있다 보니 설계도면이나 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일종의 칸막이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이번 파운드리사업부 분리는 이런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한다.

삼성전자는 한편으로 업계에서 처음으로 '10나노(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핀펫' 공정의 양산화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말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이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급팽창이 예상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전략적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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