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인터넷銀 은산분리 완화, 신성장산업 차원에서 검토"

입력 2017-05-15 06:01   수정 2017-05-15 10:41

새정부 "인터넷銀 은산분리 완화, 신성장산업 차원에서 검토"

6월 국회 논의 때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을 계획





(서울=연합뉴스) 정책·금융팀 =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위한 은산 분리 완화에 대해 반대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로는 정부 차원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대통령 공약과 새 정부 경제정책 마련 작업에 참여했던 복수의 핵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는 국회에서 논의 중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방향을 정하기보다는 내달 열리는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인터넷은행에 대해 "각 업권에서 현행법상 자격을 갖춘 후보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쓰여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 인가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개정, 진입장벽은 낮추는 대신 현재의 은산분리 규제는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특별히 찬성의 목소리를 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반대 목소리도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에서 산업자본은 은행의 주식을 최대 10%만 가질 수 있고,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4% 이상을 가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소유해 '사금고'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정부에서는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면서 KT나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주도해야 한다며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관련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은산분리 완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미 출범한 케이뱅크나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는 증자가 사실상 어려워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만 최근에는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도 특례법 형식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국회에서는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는 은산분리를 완화해 주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이 새 정부의 방침이다.

만약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된다고 해도 다른 법률적 장치를 통해 이를 풀어주는 방안도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검토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신성장산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어느 정도 숨통을 트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이미 초기 자본금에서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개발 비용 등으로 절반 이상을 사용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증자가 결정돼야 대출 영업이 끊기지 않을 수 있다.

공약 마련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4차산업 혁명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인터넷은행도 4차산업 혁명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 방향에서 은산분리 완화 문제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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